"인사안에 대해 생각해고 尹 만날 수 있도록 배려…실질적 제청권 행사"
"이전엔 총리와 3시간 이상 내각 구성 논의한 적 없어…진짜 책임총리 의지"
尹당선인, 한덕수 지명 통보 전날 장관 인선안 통째로 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책임총리 구현의 의지 차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직접 만나서 지명을 통보하기에 앞서 하루 전날 전체 장관 인선안을 넘겨주고 미리 검토할 시간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적 제청권 행사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4일 오후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이) 저보고 내각 인선안을 (총리 후보자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해서 먼저 보고했다"며 "그래야 (회동) 당일날 당선인과 총리 후보가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본인이 이 안에 대해서 생각하고 당선인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임명될 총리랑 내각 구성을 이렇게 3시간 이상 논의한 적이 (역대 정권에서) 없었다고 한다"면서 "(총리 후보자가) 실질적 제청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는 것이다.

(인사) 분야를 나누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인사 추천권은 주되 검증은 다른 팀에서 하고 장관은 차관, 총리는 장관에 대한 추천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책임총리"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관계자도 통의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이) 장관 인선안을 갖고 지명자에게 주라고 했다"며 "총리 지명자에 인선안을 통째로 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밤새 그걸 보고 '총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라'(고 한 것)"이라며 "그래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윤 당선인과의 회동이) 3시간 걸렸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명 사실을 통보하러) 만나러 갔는데 (인사안을) 틱 내밀면 그 앞에서 뭐라 그러겠느냐"라며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 지명을 공식 발표하기 전날 밤인 지난 2일 3시간가량 '샌드위치 회동'을 한 자리에서 지명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국정 운영 및 조각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책임총리제는 역대 정부에서 많이 써와서 모양만, 말만 책임총리제에서 벗어나려고 당선인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며 "진짜 책임총리제를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한을 주고 성과 없으면 책임을 물리는 것"이라며 "인사권 없는 장관이 지금까지 역대 정부의 제왕적 통제의 가장 큰 폐해"라고 지적했다.

또 "그래서 인사권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총리에게 장관 제청권을 주고 장관에 차관 제청권을 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한 후보자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은 안 됐는데 곧 한다고 한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 인사가 국정운영을 내각 중심으로 하겠다는 자신의 뜻에 대해 언급하자 "자기가 같이 일할 사람 고르라고 하면 자기가 잘 되기 위해서도 실력 없는 사람 뽑겠습니까"라며 책임총리, 책임장관제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