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폭등에 인력시장 찬바람…"자재비 아끼려 인건비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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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남구로역 인력시장 "일 구하기 쉽지 않아"…추가 근무 시키거나 휴식 단축
"자재가 부족하다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는 적도 있었고…. 일주일 동안 작업이 중지되니 나오지 말라고도 합니다.
"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4시 30분께,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일감을 찾던 15년차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한숨을 쉬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멘트 등 건설자재 가격이 치솟은 충격은 수도권 최대 건설 일용직 시장이라는 남구로역 인력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새벽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들은 "확실히 이전과 비교하면 일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말로 원자재값 영향이 본격화한다면, 자재 부족으로 공사 현장이 '올스톱' 되는데 며칠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감지됐다.
20년차 건설노동자 최모(56)씨는 "1군·2군급 대형 현장들은 원자재 가격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은 거 같다"면서도 "영세업장의 경우 이렇게 자재값이 오를 때 인건비로 '장난'을 치는 건 으레 있는 일인데 요즘 심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20년 넘게 현장을 누볐다는 한 일용직 노동자는 "최근엔 점심시간을 줄이는 등 정도가 심해졌다"며 "자재 가격이 올라서 공사현장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30년 가까이 일용직 노동을 했다는 김모(52)씨는 "자재비가 오른 것을 인건비를 깎아 메우려고 한다"며 "사람을 더 뽑지 않고 기존 인원에게 추가 근무를 시키거나, 휴식 시간을 없애기도 한다.
인원을 줄이고 일을 더 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시부터 일을 구하러 나왔지만 거의 사실상 구인이 끝난 7시까지 적당한 현장을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민모(50)씨도 "확실히 요즘에 새로 참(휴게시간)이 없어지고 사람을 줄여 뽑는 경향이 있다"며 달라진 공사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감을 찾는 인원들을 막기 위해 도로를 통제하던 구로구청 파견업체 관계자 김모(61)씨는 "코로나 여파와 작업 현장 축소로 1년 전보다 나오는 인원이 10% 정도 줄었다"며 "예전엔 오전 4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구인이 시작됐지만 이제는 5시는 돼야 사람이 모여 구인을 한다"고 답했다.
인력사무소 직원 이모(42)씨는 "원자재 가격 인상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HDC현대산업개발 공사 참사 등의 이유로 체감 일거리가 30%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현장 인원을 구인하는 것도 엄격해지고 공사 현장에서 작업 속도도 늦어서 인원을 예전처럼 많이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시멘트 수요 전망치는 1천36만t이지만 생산 규모는 998만t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시멘트 재고량은 72만t으로 일시적 재고 부족 현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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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4시 30분께,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일감을 찾던 15년차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한숨을 쉬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멘트 등 건설자재 가격이 치솟은 충격은 수도권 최대 건설 일용직 시장이라는 남구로역 인력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새벽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들은 "확실히 이전과 비교하면 일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말로 원자재값 영향이 본격화한다면, 자재 부족으로 공사 현장이 '올스톱' 되는데 며칠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감지됐다.
20년차 건설노동자 최모(56)씨는 "1군·2군급 대형 현장들은 원자재 가격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은 거 같다"면서도 "영세업장의 경우 이렇게 자재값이 오를 때 인건비로 '장난'을 치는 건 으레 있는 일인데 요즘 심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20년 넘게 현장을 누볐다는 한 일용직 노동자는 "최근엔 점심시간을 줄이는 등 정도가 심해졌다"며 "자재 가격이 올라서 공사현장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30년 가까이 일용직 노동을 했다는 김모(52)씨는 "자재비가 오른 것을 인건비를 깎아 메우려고 한다"며 "사람을 더 뽑지 않고 기존 인원에게 추가 근무를 시키거나, 휴식 시간을 없애기도 한다.
인원을 줄이고 일을 더 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시부터 일을 구하러 나왔지만 거의 사실상 구인이 끝난 7시까지 적당한 현장을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민모(50)씨도 "확실히 요즘에 새로 참(휴게시간)이 없어지고 사람을 줄여 뽑는 경향이 있다"며 달라진 공사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감을 찾는 인원들을 막기 위해 도로를 통제하던 구로구청 파견업체 관계자 김모(61)씨는 "코로나 여파와 작업 현장 축소로 1년 전보다 나오는 인원이 10% 정도 줄었다"며 "예전엔 오전 4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구인이 시작됐지만 이제는 5시는 돼야 사람이 모여 구인을 한다"고 답했다.
인력사무소 직원 이모(42)씨는 "원자재 가격 인상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HDC현대산업개발 공사 참사 등의 이유로 체감 일거리가 30%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현장 인원을 구인하는 것도 엄격해지고 공사 현장에서 작업 속도도 늦어서 인원을 예전처럼 많이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시멘트 수요 전망치는 1천36만t이지만 생산 규모는 998만t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시멘트 재고량은 72만t으로 일시적 재고 부족 현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