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친서, 美안보보좌관 통해 바이든에 전달할듯…정상회담 사전정지작업 주목
'외교장관 후보' 박진·조태용 동시방미…美와 예비 상견례 성격도
尹 한미정책협의단 방미…"굳건한 관계기틀 마련" 대미공조 시동(종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 파견하는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이 3일 오전 방미길에 올랐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했다.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은 미국 조야의 정책 입안·집행자들을 두루 만나 차기 정부와 바이든 미 행정부의 한미동맹·한반도 문제·동아시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잠정적으로 5박 7일 정도로 방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례를 고려할 때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행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이며 의회 지도자, 싱크탱크 전문가 등과도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표단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윤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설리번 보좌관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게 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표단은 특사가 아닌 실질적 정책협의를 위한 대표단이라는 성격상 일선 정책라인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상 특사는 국가수반이 임명해 보내게 돼 있다는 점을 들어 당선인 신분으로 특사를 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尹 한미정책협의단 방미…"굳건한 관계기틀 마련" 대미공조 시동(종합)
대표단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해 국회의 대표적 외교통으로 꼽히는 박 의원이 단장을,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출신의 조태용 의원이 부단장을 맡았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후보로 '2배수' 압축된 인사들이기도 하며, 일각에서는 주미대사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이번 방미는 차기 정부 외교·안보라인과 미측 인사들의 예비 상견례 성격도 자연스럽게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중관계 전문가인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일본 전문가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미연합군사령부 기획참모차장 및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출신의 표세우 예비역 소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안보TF 위원장인 연원호 KIEP 부연구위원, 강인선 당선인 외신대변인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이번 방미에서 연합방위태세 등 군사, 미중관계, 한미일 3국 협력, 경제안보 등의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미국과 전략적 공조를 위한 접점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협의를 통해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도 이뤄질 수 있다.

일본에서 상반기 열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첫 한미 정상회담 시점도 유동적인 가운데 회담 시기와 관련된 의견 교환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尹 한미정책협의단 방미…"굳건한 관계기틀 마련" 대미공조 시동(종합)
박진 의원은 이날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관계를 굳건한 기반 위에 다시 올려놓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는 "시급한 현안인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에서부터 북핵 문제 해결, 한미동맹 정상화, 인도·태평양 전략, 첨단기술동맹으로의 발전, 경제안보 협력방안, 기후변화, 보건의료 등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협의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도외시돼왔던 북한 인권 문제를 비롯해 자유민주주의 가치 실천을 위한 한미간 협력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