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시대' 대비 적임자 판단…전북 출신·盧정부 마지막 총리 '국민통합'
尹과는 2월 한 행사에서 대좌…한미 FTA·제주 해군 기지 등 盧 결단 공감
한덕수 낙점한 尹…경제통·호남·盧중용 등 고려 '다목적 카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낙점한 것은 경제통이라는 전문성을 비롯, 출신 지역과 이력 등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의 부족함을 상쇄할 수 있는 경제 분야의 전문성은 새 정부 총리 후보자의 최우선 자질로 꼽혀왔다.

이에 경제를 잘 아는 관료 출신들이 줄줄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한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대표적인 관료 출신의 '경제통'이다.

공직자 시절 경제기획원과 상공부, 통상산업부 등 경제 관련 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게다가 주미대사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을 지내며 외교·통상 분야의 잔뼈도 굵다.

새 정부가 경제와 안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굴릴 사령탑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한 전 총리의 이력이 그대로 부합한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이날 한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며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새 정부는 대내외적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출범할 새 정부의 초대 총리로서 역량과 자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사청문회의 원만한 통과 가능성으로 꼽힌다.

'거야' 민주당의 반대로 초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새 정부 국정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국정운영 동력이 저하되면서 초기부터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윤 당선인으로서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인 셈이다.

우선 한 전 총리의 고향은 전북 전주로, 172석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지역을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전 총리의 국회 인준에 완강히 반대하기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 전 총리는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하는 등 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된 인물이기도 하다.

2007년 당시 이미 총리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점에서 검증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슬하에 자녀가 없어 병역·재산 상속 등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한 전 총리는 검사 출신인 윤 당선인과 큰 접점은 없지만, 10여 년 전 주미대사 시절 한 차례 마주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선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올해 2월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 인사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바 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던 경험을 회고하며 "이렇게 굉장히 힘든 일은 대통령의 어젠다로 해야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당선인은 앞서 방문했던 제주 해군기지 얘기를 꺼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단한 결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