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상금 올라가는 여자축구…"성장 멈출 수 없을 것"
9만명 몰린 '여자 엘클라시코'… 23년만에 최다관중 신기록 경신
스페인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노우에 '여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역대 가장 많은 9만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여자 축구에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는 '여자 엘 클라시코'가 열렸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8강 2차전을 치렀다.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에 3-1로 완승해 4강 진출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9만명 몰린 '여자 엘클라시코'… 23년만에 최다관중 신기록 경신
그래서인지 홈 팬들의 관심사는 승부보다는 다른 쪽에 쏠렸다.

바로 1999년 미국 여자 월드컵 결승의 9만195명을 넘는 여자 축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였다.

BBC에 따르면 캄노우에는 킥오프 수 시간 전부터 수천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바르셀로나 여자 팀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애를 먹을 정도로 응원 열기는 일찍부터 뜨거웠다.

9만9천354장의 입장권이 매진됐으나 일부 표는 무료로 풀려 과연 얼마나 많은 여자 축구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킥오프 즈음에 관중석은 거의 다 찼다.

'남자 엘 클라시코' 때처럼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역량, 그 너머'라는 문구로 카드 섹션을 펼쳤다.

9만명 몰린 '여자 엘클라시코'… 23년만에 최다관중 신기록 경신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장에 9만1천553명의 관중이 찾았다고 발표했다.

23년 만에 최다 관중 신기록을 쓴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골 잔치'로 팬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5-2로 완파하고 1·2차전 합계 8-3으로 이겨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팀의 4번째 골을 넣은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알렉시아 푸테야스는 "마법 같은 경기였다.

우리의 경기를 보며 눈에 불꽃을 태우는 수많은 소녀를 봤다"면서 "역사의 일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는 여자 축구를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

여자 월드컵과 UWCL의 스폰서는 대회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고, 상금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9만명 몰린 '여자 엘클라시코'… 23년만에 최다관중 신기록 경신
UEFA는 32강 토너먼트만 치르던 UWCL 진행 방식을 남자 챔피언스리그처럼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차례로 치르는 것으로 바꿨다.

올 시즌 UWCL 본선 조별리그에 나선 16개 팀은 각 40만 유로(약 5억4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는데, 이는 지난 시즌 대회 16강에 오른 팀이 받은 상금의 5배에 달하는 액수다.

올 시즌 우승팀이 받는 전체 상금은 140만 유로(약 18억9천만원)에 달한다.

BBC 스포츠, 레퀴프 등 미디어가 여자 축구를 다루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자 축구에 대한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겠다며 '골대 옮기기'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자축구만 다루는 별도 섹션과 뉴스레터 서비스로 여자 축구 팬들의 뉴스 갈증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패장' 알베르토 토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최고의 팀이 엄청난 수의 관중들 앞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이제 여자 축구는 멈출 수 없다.

계속 성장하기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홈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1차전에서 2-1로 앞선 PSG는 합계 4-3으로 뮌헨을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아스널(잉글랜드)-볼프스부르크(독일) 경기(1차전 1-1 무승부) 승자와, PSG는 유벤투스(이탈리아)-리옹(프랑스) 경기(1차전 유벤투스 2-1 승)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