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만찬을 겸한 첫 회동을 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인사권 갈등 등 정권 이양기에 신구 권력이 대립해온 정국 현안이 풀릴지 주목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각각 브리핑을 하고 이 같은 회동 소식을 알렸다. 양측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만났으면 한다”는 의견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 이에 윤 당선인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취지의 답변을 청와대에 전하며 만남이 성사됐다. 회동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만남은 대선일 이후 19일 만이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중 가장 늦다. 애초 두 사람은 지난 16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지만, 예정 시각을 불과 네 시간 앞두고 무산됐다. 이후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과 한국은행 총재 인선 등을 놓고 양측의 갈등은 증폭됐다.

회동 합의 사실을 발표한 날에도 윤 당선인이 공약한 50조원 규모 추경을 놓고 양측은 입장차를 드러냈다. 신용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 정부에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며 “불가피한 경우라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바로 국회에 제출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경은 재정당국과 국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번 만남에서 양측이 주요 현안에서 한발씩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좌동욱/임도원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