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7세' 시니어 합창단 도전기 연출 신영광PD…"어르신들 인생 이야기"
'뜨거운씽어즈' PD "서바이벌 홍수에 청개구리 심보 발동했죠"
평균 나이 57세, 도합 990세. '국민 엄마'로 통하는 김영옥·나문희부터 음악 예능 베테랑 MC 전현무, 노래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김광규, 폭풍 가창력의 가수 겸 배우 권인하까지 15명이 시니어 합창단으로 뭉쳤다.

JTBC 새 음악 예능 '뜨거운 씽어즈'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방송인·배우들의 합창 도전기를 그린다.

대부분의 음악 예능이 택하는 서바이벌 형식을 탈피한 프로그램은 탈락도 경쟁도 없는 음악을 통한 '힐링'을 표방한다.

최근 서울 마포구 JTBC 사옥에서 만난 '뜨거운 씽어즈' 연출을 맡은 신영광(36) PD는 "매번 음악 예능에서 참가자들의 점수를 집계하고, 탈락시키는 이런 방식에 피로를 느꼈다"며 "서바이벌 오디션이 넘쳐나는 상황에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했다"고 말했다.

"'누가 얼마나 더 잘하는지'보다 '누가 어떻게 부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을 잡고 노래 대회에 나간 적이 있거든요.

저희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감동적이라는 이유로 저와 할머니가 상을 받았죠. 그런 감동을 전하고 싶었어요.

"
신 PD는 처음부터 '합창'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서바이벌에서 벗어난 음악 예능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합창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고 전했다.

굴곡진 인생을 지나온 '어른'들의 이야기를 노래에 녹여 전하고자 시니어들로 단원을 모았다.

그는 "단원들 모집은 노래 실력이 아닌 그분들이 가진 이야기와 합창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우현, 나문희 선생님처럼 실력은 뛰어나지 않아도 응원하게 되는 단원들도 있고, 너무 노래를 잘해서 무대에서 돋보이는 권인하 선생님의 경우 어떻게 합창에 녹아들지 등을 고려해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씽어즈' PD "서바이벌 홍수에 청개구리 심보 발동했죠"
최근 방송된 1·2회는 15명 단원이 자기를 소개하는 독창 무대로 꾸려졌다.

벽에 거는 큰 달력 뒷장에 빼곡히 가사를 적어 연습한 노래 '나의 옛날이야기'를 담담하게 부른 나문희,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을 생각하며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노래한 김영옥, 처절했던 무명 시절 옆을 지켜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아 '오르막길'을 부른 이서환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신 PD는 "어르신들이 아무 기교 없이 부르는 노래에서는 인생이 묻어나온다"며 "누구나 그 노래를 들으며 그리운 사람, 떠나간 사람, 다가온 사람 누구 한 명쯤을 대입해보고, 각자의 사연에 따라 슬픔, 기쁨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감동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타깃층을 따로 설정하진 않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좋은 어른'에 대한 니즈(요구)가 있다"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이야기와 감정들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면 젊은 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감동이다', '인생을 배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단원들의 독창 영상 클립을 본 네티즌들의 응원도 쏟아지고 있다.

'뜨거운씽어즈' PD "서바이벌 홍수에 청개구리 심보 발동했죠"
다음 주 월요일 방송되는 3회부터는 본격적인 합창 연습이 시작된다.

신 PD는 단원들의 목소리처럼 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연결되고, 어우러지면서 독창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독창에서 의외의 실력을 보여줬던 단원들이 합창에서는 절망에 가까운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독창은 단원들이 한두 달씩 연습하고 부른 것이었고, 합창은 도전곡 자체가 박자, 음정이 모두 어려워서 난항을 겪고 있다"며 "합창을 완성하기 위한 중간 미션도 있는데, 미션마다 감동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합창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이라며 "단원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하는 과정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노래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씽어즈' PD "서바이벌 홍수에 청개구리 심보 발동했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