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금잔디 문화제' 재개…동아리공연·플리마켓·푸드트럭
한양대·서강대는 대면 동아리행사…학생들 기대감 꿈틀
3년만의 축제에 코로나 학번들 웃음꽃…"진짜 대학같다"
23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금잔디광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2년 연속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리는 '금잔디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년간의 원격 수업과 거리두기에 익숙해진 '코로나 학번'들은 대면 축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해하다가도 흥겨운 동아리 공연이 시작되면서 금세 축제에 빠져들었다.

성균관대 응원단이 단복을 갖춰 입고 광장 무대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밴드·힙합·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에 지나가던 학생들도 발길을 멈추고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무대에 오른 밴드 보컬은 자신을 18학번이라고 소개하며 "20학번은 지금까지 축제 한 번도 못 해봤을 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늘 신나게 즐겨달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광장 중앙에서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모여앉아 푸드트럭에서 사 온 음식을 즐기고 수다를 떨었다.

주최 측은 돗자리를 띄엄띄엄 배치하고 두 팀이 한꺼번에 앉지 말라고 지도하는 등 방역수칙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무대 맞은편에는 학생들이 손수 준비한 옷과 팔찌, 젤리 등을 파는 플리마켓 코너와 각종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부스들이 마련됐다.

성균관대 학군단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후보생들을 상대로 팔씨름과 탁구 경기를 벌여 상품을 따내는 코너가 마련돼있었다.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지자 곳곳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승패와 관계없이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흘렀다.

친구와 인증샷을 찍던 한문교육과 2학년 이승희(20) 씨는 "올해 2학년이지만 작년엔 코로나여서 축제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너무 재밌고 진짜 대학 생활을 하는 것 같다.

평소에 잘 못 만났던 친구들과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같은 학과 김다희(20) 씨도 "드라마에서만 보던 진짜 대학 같은 느낌이다"라며 "작년에는 엠티, 축제도 못 가고 아무것도 못 했는데 올해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밴드 공연을 보던 미술학과 1학년 최여정(19) 씨는 "평소에는 온라인 강의가 많기 때문에 다 같이 모여서 어울리기 쉽지 않다"며 "진짜 대학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5월에 있을 축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3년만의 축제에 코로나 학번들 웃음꽃…"진짜 대학같다"
서울 소재 다른 대학교들도 거리두기 완화에 발맞춰 축제, 오리엔테이션 등 대면 진행을 검토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고려대는 올해 1학기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도 교내 광장에 특설 스크린을 설치해 희망자에 한해 대면으로도 응원 OT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양대와 서강대는 이미 지난주 동아리 박람회와 거리제를 대면으로 열었다.

주요 대학 커뮤니티에는 "월드컵 예선도 하는데 우리 학교는 왜 축제를 안 하나", "축제를 하는 성균관대가 부럽다" 등 기대감과 불만이 섞인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3년만의 축제에 코로나 학번들 웃음꽃…"진짜 대학같다"
(임성호 홍규빈 홍유담 이승연 조다운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