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현직 헌법재판소장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여동생과 재혼 계획을 공개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수도이전을 위한 신수도법(IKN) 등 주요 정책을 둘러싼 위헌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사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니 대통령 동생·헌재소장 결혼에 '시끌'…"이해충돌' 논란
23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안와르 우스만(65) 인도네시아 헌재 소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여동생 이다야티(56)와 오는 5월 26일 조코위 대통령의 고향인 솔로시에서 결혼식을 치른다
앞서 안와르 소장은 지난 12일 이다야티(56)에게 청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열린 '청혼식'에는 조코위 대통령과 가족들이 참석했다.

안와르 헌재 소장은 작년 2월 아내와 사별했고, 이다야티는 2018년 9월에 남편을 잃었다.

이다야티는 작년 10월 친구로부터 안와르 소장을 소개받은 뒤 사랑에 빠졌다며 "행복하다"고 했다.

안와르 소장은 2018년부터 헌재 소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조코위 대통령의 여동생과 재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헌재 소장직에서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헌법 전문학자 페리 암사리는 "이 결혼은 당연히 헌법재판에 영향을 주기에 안와르 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 서신을 통해 촉구했다.

조코위 행정부 정책과 관련해 각종 헌법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안와르 소장이 이해충돌을 피해 사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니 대통령 동생·헌재소장 결혼에 '시끌'…"이해충돌' 논란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제기한 대선 무효소송을 기각, 조코위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지은 바 있다.

헌재는 조코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일자리 창출법, 일명 옴니버스법에 대해서는 2년 내 개정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조코위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수도이전의 근거가 되는 신수도법(IKN) 위헌소송을 심의 중이다.

아울러 2024년 2월 28일 치러질 차기 대선과 관련한 선거법 조항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며 안와르 소장이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2013∼2015년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함단 조엘바는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겠다는 사람에게 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하느냐"며 "정부 정책에 관한 헌재의 결정은 개인적인 일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가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현재로서는 탄핵 심판이 제기된 게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