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안보전략 곧 발표…녹색 에너지가 핵심, 원자력에도 크게 베팅해야"
존슨, 증산 설득 위해 사우디 방문…인권 논란에 "최대한 넓은 연대 필요"
[우크라 침공] 영 총리 "러 석유·가스 의존 끝내야…푸틴, 마약상 같다"(종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을 러시아 가스·석유에 빠져들게 만든 마약상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슨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서방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한, 그는 이를 최대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세계가 러시아 석유와 가스 의존에서 벗어난다면 푸틴 대통령의 돈줄을 끊고 그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광대한 탄화수소 자원을 갖고 있지만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이는 강점이자 약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2014년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 서방 국가들은 끔찍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해서 영토 상당 부분을 가져갔는데 그대로 뒀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경제관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를 더 많이 사용하고, 푸틴의 호의에 더 의존하게 되고 세계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에 더 많이 노출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을 중독시켰고 그 결과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그들이 응징에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존슨 총리는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후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을 러시아 가스와 석유에 빠져들게 한 마약상 같다"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 가스·석유 의존을 끊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오래 버틸 수는 없다고 그는 털어놨다.

대신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고 외부 조작에 덜 취약한 에너지를 이용해서 에너지 비용을 영구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존슨 총리는 이달 에너지 안보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며 그 핵심은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가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원자력 발전에 새로 크게 베팅할 때이며, 여기엔 대형 원전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환기에는 석유와 가스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면서 북해의 탄화수소 자원 활용을 강조하고, 가장 잠재력이 있는 저탄소 자원으로 수소도 언급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날 저녁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로 가서 증산을 설득한다.

사우디 방문은 영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에너지 대체 공급선 확보가 급해서 빈 살만 왕세자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지시 의혹이나 지난 주말 81명 처형 등의 인권 문제를 봐주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선 최대한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