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구호대, 80㎞까지 접근"…시당국 "민간인 2천여명 죽어"
[우크라 침공] 정교회 사제들이 구호트럭 이끌고…마리우폴 긴급지원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제들이 구호 행렬 선두에 설 거예요.

"
우크라이나 주요 철강사인 메트인베스트의 유리 리젠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포위된 남부 도시 마리우폴을 향하는 새로운 구호품 행렬에 이같이 기대를 드러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마리우폴은 메트인베스트가 제철소 두 군데를 둔 주력 도시였다.

그러나 러시아군에 도시 전체가 포위당해 외부와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앞서 마리우폴에 인도적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러시아군 포격 세례에 번번이 도시에 진입하지 못했다.

리젠코프 CEO는 이번 행렬에 자국 정교회 사제들이 협력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도시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군이 종교인들까지 쏘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12일 마리우폴에서 200㎞가량 떨어진 자포리자에서는 구호품을 실은 트럭과 탈출용 버스 등 새로운 구호 행렬이 꾸려졌다.

이 인도주의 구조대는 마리우폴로 점차 접근하고 있다.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 영상에서 "구호품 행렬이 마리우폴에서 2시간 거리까지 접근했다.

80㎞만 남았다"고 상황을 전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행렬에 동참한 자국 정교회 사제들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지원품 공급로를 막은 러시아를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음식, 물, 의약품을 실은 구조대를 이끄는 우리나라 정교회 사제들의 진입도 막고 있다.

이런 방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측은 반드시 인도적 구호품을 전달하는 길은 잠자코 둬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겠다면, 이때까지 협상에서 무엇을 보장하겠다고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리젠코프 CEO도 마리우폴 안에서도 시민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자사와 시 당국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우크라 침공] 정교회 사제들이 구호트럭 이끌고…마리우폴 긴급지원
14일째 고립된 아조우해(아조프해) 연안 도시 마리우폴은 이런 긴급한 지원이 시급할 정도로 고사 위기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도시를 포위해 외부와 연결을 차단하고, 무차별 포 공격과 공습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엔인도지원조정실(OCHA)은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 도시 주민들이 식량, 식수,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OCHA는 물자 부족으로 민간인 간 약탈·폭력도 보고된다며, 특히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인도주의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도 보고서에서 "마리우폴 주민들이 난방용 배관에서 물을 빼어내 식수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 시 당국은 개전일인 지난달 24일 이후 2천187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dpa통신이 13일 전했다.

시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22차례 공습이 닥쳐, 100개가량 폭탄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없었다고 부인한다.

[우크라 침공] 정교회 사제들이 구호트럭 이끌고…마리우폴 긴급지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