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 대신 투표 확인증 찍기도…막바지 접어들며 투표 독려 줄이어
"합법적 외출 시간"…확진자 투표 기다리는 모습도
[투표현장] SNS 뒤덮은 투표 열기…직접 만든 인증카드도 등장(종합)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온통 빨간색 기표 도장들로 뒤덮였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페이스북,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표 '인증샷'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인증샷은 손등에 기표 도장을 찍거나 투표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고 오전 시간대에는 주로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밤을 새운 뒤 투표소에 다녀왔다는 것을 강조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투표소에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벗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손등에 도장을 찍는 대신 투표 확인증을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 따로 마련한 메모지 등에 기표 도장을 찍어 인증하거나 좋아하는 캐릭터 등을 넣어 직접 제작한 '투표 인증 카드' 등을 활용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투표권도 없는 남자들과 투표하러 왔습니다"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 카드 위에 기표 도장을 찍은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투표현장] SNS 뒤덮은 투표 열기…직접 만든 인증카드도 등장(종합)
인증샷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도 적지 않게 포착됐다.

엄지를 들어 올리거나 V(브이) 모양 등을 만들어 숫자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드러냈다.

특정 색상의 옷을 입거나 특정 후보와 관련된 표식이 있는 장신구를 착용한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는 이와 관련된 이모티콘을 SNS 글에 넣었다.

20대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부모님과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투표를 완료했다"며 인증 사진을 함께 올렸다.

지지 후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며 아무런 표식 없는 사진을 올리는 이들도 많았다.

인증샷을 찍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인증 카드까지 만들었는데 인증샷을 못 찍어 허무하다"며 우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투표 도장 팔아주실 분"이라는 제목의 판매 요청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투표하고 인증샷 찍으려고 손등에 도장을 찍고 집에 왔는데 습관적으로 손을 빡빡 씻어버린 후에야 생각이 났다"며 인근 지역에서 기표 도장을 구매하고 싶다고 했다.

사전투표와 달리 이날 투표용지에는 사퇴한 후보에 별도 표시가 돼 있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간혹 보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퇴 표시가 없는데 인쇄가 잘못된 용지를 받은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투표현장] SNS 뒤덮은 투표 열기…직접 만든 인증카드도 등장(종합)
사전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사전투표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휴일을 즐기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반면 투표를 마치고 서둘러 출근했다는 글도 이어져 법정 공휴일인 선거일의 풍경이 엇갈렸다.

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인증샷과 함께 1시간마다 갱신되는 지역별 투표율을 게시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시민들 역시 나름대로 최종 투표율과 판세 등을 예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후로 접어들며 투표 막바지에 들어서자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일반 유권자 투표 시간이 30분 남은 오후 5시 30분께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들 투표하고 오셨겠지만, 안 하셨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라",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은 빨리 투표소로 가자" 등의 글이 줄지었다.

6시부터 시작되는 확진자·격리자 투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후 5시 40분께 "투표하러 가는 시간을 이렇게 기다린 적이 있던가.

너무 나가고 싶다"고 토로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외출 시작"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웃음을 자아냈고, "합법적 외출 시간이 다가온다"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댓글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