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등 마을 피해 속출…산불 영향구역 6천66㏊
잿빛 산림 앙상하게 드러나…소방동원령 2호 발령
[울진삼척 산불] 강풍 타고 불길 남하…일몰 전 화선 제압 목표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다시 울진 남쪽을 향해 산림당국이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번 산불로 주택 116채 등 158곳이 타고 주민 6천126명이 한때 대피하는 등 울진 지역 마을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5일 오전 5시 30분부터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강원과 경북에 전날 오후 10시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타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 2호(10%), 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울진삼척 산불] 강풍 타고 불길 남하…일몰 전 화선 제압 목표
◇ 헬기 57대·진화인력 3천85명…"총력 진화"
일출 시간인 5일 오전 6시 50분부터 헬기 57대(산림청 12대, 지자체 17대, 군 18대, 소방 7대, 경찰 2대, 국립공원 1대)가 투입됐다.

공중 진화는 북면 두천리를 중심으로 남쪽 화선과 나곡리에 아직 살아있는 불길을 잡는데 집중될 예정이다.

소방차 236대 등 진화 장비는 각 마을에 투입돼 민가 보호에 주력한다.

일부 마을 주변에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불길을 잡는 데 인력이 직접 투입된다.

진화 인력은 특수진화대 321명, 공무원 858명, 소방 260명, 경찰 145명, 군 1천23명, 한전 300명, 기타 126명 등 3천85명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산불 구역이 너무 넓어서 오전 내 주불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오전 목표를 남하하는 화선 제압으로 잡았다"며 "오늘 일몰까지 모든 화선을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진삼척 산불] 강풍 타고 불길 남하…일몰 전 화선 제압 목표
◇ "마을 주택 피해 상당"…158곳 타고, 주민 6천126명 한때 대피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은 6천66㏊로 확대됐다.

울진이 5천570㏊, 삼척이 496㏊다.

이는 축구장(0.714㏊) 8천496개 면적이며, 최근 10년 이내 최대 피해 규모다.

산불 영향구역은 전날 밤 3천300㏊로 추산됐으나, 밤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영향 구역 내 마을의 주택 피해가 상당히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울진에서만 주택 등 158곳이 피해를 봤다.

울진군환경자원사업소 1개소(소각동, 설비동, 관리동, 창고 1개 동), 주택 116곳과 창고 28곳, 식당 1곳, 비닐하우스 7곳, 교회 1곳, 마을회관 1곳, 우사 2곳, 염소 축사 1곳 등 158곳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를 본 158곳 중 중 147곳은 전부 탔으며, 7곳은 반쯤, 4곳은 부분 손실됐다고 경북도소방본부는 밝혔다.

산불 영향구역에 있는 마을 35곳 주민 6천126명은 지난밤 대피를 했다가, 일부는 복귀한 상태다.

현재 확인된 대피 주민은 673명으로, 마을회관과 체육시설 등 총 10곳에 머물고 있다.

울진과 삼척 사이 7번 국도는 여전히 통제된 상황이다.

◇ 다시 남진하는 산불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져 삼척까지 확산했다.

산불이 2개 시·도에 걸쳐 진행됨에 따라 산불현장 통합지휘가 경북도지사에서 산림청장으로 넘어갔다.

산림당국은 해가 진 이후에는 헬기를 투입할 수 없어 한울원전 부근과 삼척 LNG 저장소 주변에 산불진화대원을 배치해 인명과 주요시설물 보호에 집중했다.

지난밤 울진 한울 원자력 발전소와 덕구 온천을 중심으로 한 불길은 대부분, 북면 사계리와 두천리, 고목리 화선도 일부 제압됐다.

그러나 밤새 바람이 다시 살아나며, 산불은 서남쪽인 울진 북면 나곡리와 부구리 쪽으로 전진했다.

불길은 5일 오전 중 죽변면 화성리, 명도리 방면으로 남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림당국은 화성리에 대피령을 내려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울진군 북면과 삼척시 원덕읍에도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오전에도 계속 타오르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 "울진과 삼척 산불 외에도 전국적으로 산불이 다발하고 있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경각심을 가지고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