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심층분석 주제는 게임주 거품 논란입니다.

펜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NFT,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회까지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게임주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며 올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산업에 위기가 찾아온 게 아니냐. 성장기업부 김수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최근 게임주 하락의 원인들, 어떤게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글로벌 시장 반응을 포함한 흥행 실패 등이 전반적인 주가 하락 원인인데, 워낙 주가가 많이 빠진 기업도 있다 보니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히며 시총 20조를 넘긴 바 있는 크래프톤 주가를 한 번 보시죠.

공모가는 49만 8,000원이었습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44만 8,500원. 수요예측 흥행이 좋지 못해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11월, 58만원으로 잠깐 치고 올라갔지만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24만 8,500원선까지 떨어져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났죠. 지난해 11월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뉴 스테이트'의 흥행 실패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신작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건데, 크래프톤만 주가가 부진한 게 아니잖아요. 다른 회사들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 흥행에 힘입었던 카카오게임즈는 시장 예상치보다 실적이 낮았고, '미르4'를 낸 위메이드는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냈지만 수익 내용이 가상화폐 매도차익인 것이 밝혀지며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앵커>

주 원인은 역시 신작들의 흥행부진이다, 이겁니다. 사실 지나친 사행성, 확률형 아이템 이런 요소들이 유저들에게 반감을 많이 가져다 준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건지, 업체들도 요즘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봅니다. 유오성 기자.

<기자>

네 저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메카, 판교에 나왔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크래프톤 판교 사옥인데, 보통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6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각 층마다 불이 켜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와 올해 주가부진과 실적부진 이중고를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는데, 올해는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 김수진 기자와 이야기 나누면서 크래프톤이 특히 부진을 겪었다 이런 소식을 접했는데 올해는 이를 타개할 전략들이 마련이 됐습니까?

<기자>

크래프톤의 컨퍼런스콜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크래프톤은 올해 '프로젝트M'과 '칼리스토 프로토콜' 두 가지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어떤 게임인지 구체적인 내용들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얼리엑세스, 그러니까 개발 중인 베타버전 출시가 예정된 것이라 흥행을 함부로 점치는 것은 어렵지만, 회사는 배틀그라운드의 조기 흥행 사례를 떠올리며 이들 역시도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크래프톤은 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게임 회사 핵심 경쟁력이 창작성을 바탕에 둔 지식재산권(IP) 개발인 만큼 소규모 조직을 속도감 있게 운영하는 '더 포텐셜' 프로젝트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서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리고 크래프톤은 다른 게임회사와 차별화 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도시장 진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인데요.

크래프톤이 올해까지 인도 시장에 투자한 금액을 더하면 1천억원이 넘는 수준인데, 게임 개발사 뿐만 아니라, 이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 소셜 플랫폼 등 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기존 주력 시장이던 중국이 게임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빗장을 걸어잠근 만큼 이를 타개할 돌파구로 인도 시장을 낙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은 주가가 부진하긴 합니다만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도 지난해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한 회사죠.

이 곳은 어떤 사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흥행작 오딘의 글로벌 서비스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대만 시장은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 대만 서버가 안정화 되는대로 이후의 출시 일정을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오딘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돈을 버는 P2E모델 적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고민하는 단계"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한다는 게임산업 트렌드는 정면돌파를 하는 모습인데요.

카카오게임즈는 NFT 전문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해 회사가 가진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가상화폐 '보라' 생태계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메이드는 올해 위믹스 생태계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위메이드는 현재 게임 회사가 게임보다 가상화폐로 수익을 더 많이 낸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플랫폼 사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한 만큼 이 분야에 더 집중한다는 겁니다.

회사는 올해 위믹스 플랫폼에 100종의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블록체인 생태계가 현실 경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 안정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게임업체들은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이제는 신규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입니다.

<앵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올해 사업전략 함께 들었습니다.

돌파구 전략에 P2E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P2E는 불법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현행법상 불법이고, 사행성을 근거로 P2E게임 심의를 게임위가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정부는 P2E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P2E 게임은 이미 산업화가 예고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집중 논의하고 준비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메타버스 세상이 다 사행성은 아니니까, 적정한 선에서 가이드라인이 서둘러 나와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업체들이 나름대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게임주 부활을 독려하기 충분한건지 싶습니다. 전문가들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새로운 사업 확장 노력 외에도 신선한 IP, 그러니까 지적재산권 개발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지적재산권 개발이 중요하다.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기존에 존재하던 게임의 세계관을 차용하거나, 해외 유명 영화 히어로를 활용해 게임 캐릭터로 선보인다거나 하는 식인데요. 그런데 히트 친 게임의 세계관이 계속해 등장한다면 유저들도 질리기 마련입니다.

기존의 IP 우려먹기와 국내 시장 공략 대신, 참신한 IP로 해외 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인터뷰 들어보시죠.

[위정현 / 한국게임학회장 : 2015년전후로 해서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급속하게 보수화됐습니다. 기존의 NC소프트같은 경우 리니지 IP를 반복 사용해서 리니지M이나 리니지2M을 개발하는…다른 게임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게임 IP를 모바일게임으로 이식하는데 집중해 왔고, 반대로 신규IP 개발을 등한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특히 확률형아이템과 결합해서 해외 시장이 아닌…국내 시장으로 집중하는 문제가 발생했던거죠. 그렇게 5~6년 지나고 나니까 지금 해외 시장에 가지고 나갈 만한 좋은 게임이 없는 것이고. (반응이 괜찮았던 게임은) 배틀그라운드하고 검은사막정도. 그 이후 명맥을 잇는 좋은 게임이 안 나오는거죠.



그러다보니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존재감이 점차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려면…IP우려먹기가 아니고 새로운 IP를 공격적으로 개발하는 것. 그 IP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만한 지적재산권을 만들어내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 참신한 IP라고 하는 건 어떻게 만들어지는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새로운 IP를 만들어낼 때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해야 좋은 IP, 해외 시장에서 먹히는 IP가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스토리텔링이 기반이 아니었다는 얘긴가요?

<기자>

물론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시나리오, 게임 내에서 작곡이나 채집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보여준 게임도 있었죠. 그러나 일명 '노가다'를 통한 레벨업과 보상이 주된 게임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된 게 국내 유저들의 탓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어떤 퀘스트가 주어지면 국내 유저들은 대사나 동영상은 스킵해버리고 내가 어떤 스킬을 얻었는지,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만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진행 스토리나 퀘스트가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유저들이 신경쓰지 않으니 회사도 스토리텔링에 신경을 안 쓰는겁니다.

<앵커>

게임사가 일부러 그런 게임만 만든건지, 아니면 유저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인지는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해외 게임들은 스토리텔링이 주를 이루나요?



<기자>

조금 더 그런 경향이 있고, 해외 유저들도 소설적인 재미나 세계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내가 이 퀘스트를 왜 하는지' '시나리오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등에 집중하는거죠.

국내 게임사 성장을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신작 게임 경쟁력을 갖춰, 해외 유저를 잡아야 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국내 게임 유저들이 갈수록 해외 업체가 만든 게임을 선호해가는 영향을 보이는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있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탄탄한 국산 게임이 나와 주느냐. 게임주 투자 하실 때 중요한 참고지표가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의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어떻게 뽑아볼까요?

<기자>

국산 게임 "빵빵한 스토리 없이는 실적도 빵점" 어떨까요? 해시태그는 게임주 부활, 스토리텔링IP로 잡아보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김수진 기자·유오성 기자 sjpen@wowtv.co.kr
불거지는 게임산업 위기론…IP·P2E '관건' [심층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