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한 넘긴 野 단일화…벼랑 끝 尹·安, 루비콘강 건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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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인쇄 전날 野 단일화 결렬…尹·安, 문자 메시지 장외 공방도
협상 결렬 후 책임 공방에 비난 여론전까지…파열음 속 감정싸움 고조
尹측 '3월 8일' 데드라인·安측 '여론조사' 요구…막판 지지율도 변수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대선을 열흘 앞둔 27일 일단 무산 수순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안 후보 측 최진석 선대위원장과 윤 후보가 물밑 소통을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20일 만,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13일 이후 2주 만의 일이다.
안 후보가 이날 오전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전말을 공개하면서 양측의 감정이 고조될 대로 고조된 상태다.
후보 등록(13∼14일)에 이어 2차 데드라인으로 여겨졌던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전 단일화는 불발됐지만, 다음 데드라인인 사전 투표(3월 4∼5일) 전 단일화를 위한 양측의 암중모색은 계속될 전망이다.
◇ 尹 "安, 완주 철회 명분 달라해" 安 "국민 경선 입장 표명 없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협상 결렬을 놓고 사실상의 책임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오전 경북 유세를 전격 취소한 뒤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안 후보 측과 진행해온 물밑 협상 뒷얘기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는 회견에서 "어제 최종 합의를 이뤄 두 후보에게 보고됐고,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며 "저녁에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쪽 전권 대리인이 오늘 새벽 0시 40분부터 4시까지 다시 협의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협상 실패의 책임을 넘기는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 투표로 4자 구도가 아닌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전례 없는 회견을 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안 후보는 전남 여수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게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국민 경선에 대해선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다"며 "제가 이런 협상에 대해선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지 않았으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회견을 열어 비공식 논의를 폭로했다는 게 안 후보 측 주장이다.
◇ 전권대리인·여론조사 놓고 이견…尹 문자 공개하자 安 "이 시간도 휴대폰 울려"
양측은 '전권 대리인'과 '여론조사 경선'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윤 후보는 자신이 내세운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전권을 갖고 협상했다고 주장했으나, 안 후보는 "전권 대사 그런 개념은 저희에게 없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안 후보는 "저는 국민 경선을 주장해왔다"고 각각 다른 얘기를 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쟁점이었다.
윤 후보 측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단일화 협상 일지를 배포하면서, 지난 24일과 25일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발송한 문자 메시지를 함께 공개했다.
직접 만나 담판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윤 후보 측이 지지자들을 동원해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짓을 하는 게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아이폰을 내보이며 "(문자가) 곧 3만 통이 되겠다"며 "이 시간에도 울리고 있고 휴대전화가 뜨겁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양측 '전권 대리인'이었다고 지목한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이 여론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장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했다"며 "오늘은 장애물이 없는데,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해서 우리 후보가 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일방적으로 까발리는 것을 보면서, 윤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여러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결정한 최종 판단이 맞았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 막판 지지율 따라 尹 '러브콜'·安 '사퇴' 거론도
야권 단일화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일까.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은 사전 투표 전까지 두 후보가 극적으로 단일화 합의에 이르기는 매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만일 여론조사 경선을 치를 경우 룰 협상에 조사 기간까지 필요해 시간이 더 촉박하다.
일단 윤 후보 측은 사전 투표일을 지나 대선 투표 전날(3월 8일)까지도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위해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일부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안 후보의 완주 철회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야권 통합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고, 권 본부장도 "투표 전날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윤 후보와 일대일 담판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전히 두 후보만 결단하면 전격적인 단일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3월 3일 이후)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위 주자로 치고 나갈 경우 윤 후보가 안 후보에 더 파격적인 조건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안 후보가 이번 주 안에 지지율 10% 안팎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정치 미래를 고려해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엇갈린다.
/연합뉴스
협상 결렬 후 책임 공방에 비난 여론전까지…파열음 속 감정싸움 고조
尹측 '3월 8일' 데드라인·安측 '여론조사' 요구…막판 지지율도 변수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대선을 열흘 앞둔 27일 일단 무산 수순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안 후보 측 최진석 선대위원장과 윤 후보가 물밑 소통을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20일 만,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13일 이후 2주 만의 일이다.
안 후보가 이날 오전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전말을 공개하면서 양측의 감정이 고조될 대로 고조된 상태다.
후보 등록(13∼14일)에 이어 2차 데드라인으로 여겨졌던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전 단일화는 불발됐지만, 다음 데드라인인 사전 투표(3월 4∼5일) 전 단일화를 위한 양측의 암중모색은 계속될 전망이다.
◇ 尹 "安, 완주 철회 명분 달라해" 安 "국민 경선 입장 표명 없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협상 결렬을 놓고 사실상의 책임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오전 경북 유세를 전격 취소한 뒤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안 후보 측과 진행해온 물밑 협상 뒷얘기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는 회견에서 "어제 최종 합의를 이뤄 두 후보에게 보고됐고,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며 "저녁에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쪽 전권 대리인이 오늘 새벽 0시 40분부터 4시까지 다시 협의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협상 실패의 책임을 넘기는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 투표로 4자 구도가 아닌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전례 없는 회견을 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안 후보는 전남 여수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게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국민 경선에 대해선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다"며 "제가 이런 협상에 대해선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지 않았으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회견을 열어 비공식 논의를 폭로했다는 게 안 후보 측 주장이다.
◇ 전권대리인·여론조사 놓고 이견…尹 문자 공개하자 安 "이 시간도 휴대폰 울려"
양측은 '전권 대리인'과 '여론조사 경선'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윤 후보는 자신이 내세운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전권을 갖고 협상했다고 주장했으나, 안 후보는 "전권 대사 그런 개념은 저희에게 없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안 후보는 "저는 국민 경선을 주장해왔다"고 각각 다른 얘기를 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쟁점이었다.
윤 후보 측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단일화 협상 일지를 배포하면서, 지난 24일과 25일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발송한 문자 메시지를 함께 공개했다.
직접 만나 담판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윤 후보 측이 지지자들을 동원해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짓을 하는 게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아이폰을 내보이며 "(문자가) 곧 3만 통이 되겠다"며 "이 시간에도 울리고 있고 휴대전화가 뜨겁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양측 '전권 대리인'이었다고 지목한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이 여론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장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했다"며 "오늘은 장애물이 없는데,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해서 우리 후보가 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일방적으로 까발리는 것을 보면서, 윤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여러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결정한 최종 판단이 맞았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 막판 지지율 따라 尹 '러브콜'·安 '사퇴' 거론도
야권 단일화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일까.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은 사전 투표 전까지 두 후보가 극적으로 단일화 합의에 이르기는 매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만일 여론조사 경선을 치를 경우 룰 협상에 조사 기간까지 필요해 시간이 더 촉박하다.
일단 윤 후보 측은 사전 투표일을 지나 대선 투표 전날(3월 8일)까지도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위해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일부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안 후보의 완주 철회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야권 통합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고, 권 본부장도 "투표 전날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윤 후보와 일대일 담판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전히 두 후보만 결단하면 전격적인 단일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3월 3일 이후)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위 주자로 치고 나갈 경우 윤 후보가 안 후보에 더 파격적인 조건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안 후보가 이번 주 안에 지지율 10% 안팎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정치 미래를 고려해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엇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