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몸통' 공방에 배우자 '악재'까지…지지율 요동에 대세론 없어
尹·安 담판에 관심 집중, 캐스팅보트 安의 선택은…여야 일대일이냐 4자 구도냐
[대선 D-10] '이런 대선 처음' 역대급 비호감에 안갯속 판세…단일화 변수
대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27일에도 승자를 장담하기 어려운 안갯속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이 거세게 부딪히는 가운데 양강 후보의 초박빙 접전에 따른 진흙탕 네거티브전(戰)이 정국을 휩쓸어버린 상황이다.

미래 비전이 사라진 '비호감 대선'이라는 비판 속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라 투표일까지 4자 구도가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 '녹취록 대선' 네거티브 기승 속 비호감도 높은 양강
최근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에 민생 경제 타격이 만만치 않지만,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를 중심에 둔 정책·비전 대결은 실종되다시피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나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는 담론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대선 정국을 집어삼킨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문 네거티브 공방이었다.

막판에 잇단 녹취록 폭로와 이를 둘러싼 아전인수식 여야 공방이 격화하면서 '녹취록 대선'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하자, 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꺼내며 '윤석열 게이트'라고 역공했다.

대장동 사건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이나 남욱 변호사 등 피고인들의 검찰 진술 내용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진실 공방이 지루하게 되풀이됐다.

한때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대장동 특검은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태다.

후보 배우자들도 '악재' 연발이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 논란이나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한층 더 혼탁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강 후보의 비호감도는 지지율을 크게 웃돌 지경이다.

결국 진영 논리에 따라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D-10] '이런 대선 처음' 역대급 비호감에 안갯속 판세…단일화 변수
◇ 지지율 엎치락뒤치락…막판까지 초박빙
막판까지 부동의 대세론을 형성한 원톱 후보가 없다는 게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다.

양강 후보는 오차 범위 밖인 10%포인트가량 지지율 격차를 벌려 우위를 굳히는 듯하다가도 이내 추격을 허용하기를 반복했다.

지지층 결집의 영향으로 통상 대선 한 달 전의 판세가 투표일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지만, 이번만큼은 전례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윤 후보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초부터 이 후보에 우위를 이어왔으나, '전정권 적폐수사' 발언과 맞물린 정치보복 프레임에 휘말리면서 주춤했다.

박스권 흐름을 보여온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를 매듭짓지 못하는 상황을 틈타 최근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 측은 '샤이 이재명'의 존재를 주장하며, 실제 민심은 지지율보다 우호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서로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를 주고받는 초박빙 판세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3월 3일 이후에도 돌발 변수에 따라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조사 결과가 들쑥날쑥한 점은 판세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 승부 열쇠 쥔 막판 단일화, 일대일 대결이냐 4자 구도냐…여전히 '열린 결말'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이번 대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초박빙 흐름을 이어온 양강 후보가 지지율 10% 안팎의 안 후보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면서 안 후보가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모양새다.

안 후보가 지난 13일 정권교체 의지를 분명히 하며 윤 후보에게 직접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물밑 협상이 벽에 부딪히면서 일주일 만에 제안을 철회해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야권 지지층은 안정적인 대선 승리를 요구하며 단일화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후보 등록일(13일)을 지나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이 임박했다.

이날 중 극적인 단일화 합의가 성사되지 못한다면 다음 데드라인은 사전 투표일(3월 4∼5일)이 될 전망이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양보'를,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여론조사 경선'을 각각 원하는 등 셈법이 엇갈려 끝내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안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향해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 카드를 제시하며, 윤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시도에 견제구를 날렸다.

윤 후보가 이를 다시 '물타기 시도'라고 견제하면서 4자 구도 속 힘겨루기가 가열되고 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완주 여부도 차기 정권에서의 그의 역할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