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평화·위기극복 리더십' 강조하며 尹 때리기
국힘 '힘을 통한 평화' 부각하며 文 정부 비판
우크라이나 사태에 여야 '프레임 전쟁'…안보 표심 자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5일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했다.

당장 직접적으로 국내 상황에 미칠 영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함에 따라 급변하는 국제질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북 관계라는 파급력 큰 현안과 맞물려 국민의 안보 정서를 자극하면 초박빙인 대선 판세를 뒤흔들 수도 있다고 보고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야 모두 한 목소리로 우리 교민의 안전 보장과 경제적 파장 등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평화 체제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국민의힘은 억지력을 강조하며 서로 유리한 프레임을 내세워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여야 '프레임 전쟁'…안보 표심 자극
더불어민주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상책"이라는 이재명 후보의 평화체제론이 힘을 발휘할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거론해 온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배치와 선제타격론 등이 한반도 안보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동시에 윤 후보의 부족한 행정 경험을 거론하면서 이 후보가 강조해 온 '유능한 경제 대통령', '위기 극복 총사령관' 이미지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쟁이 장기적으로는 자원·원자재와 곡물 수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는 배경에도 이런 전략이 깔려 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2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사태로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해졌고 한반도 평화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시기에 사드 배치, 선제타격 등의 위험한 말을 하는 후보에게 대한민국 맡기면 위기가 곱절이 돼 돌아올 것"이라며 "경험과 실력이 있고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통령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러시아 RTSI 주가지수가 폭락한 그래프를 제시하며 "전쟁은 경제 참사, 평화가 바로 경제"라며 "가짜 부동시로 군 면제 의혹을 받는 윤석열이 북한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준비 안 된 불안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여야 '프레임 전쟁'…안보 표심 자극
반대로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외교·안보관인 "힘을 통한 평화"의 당위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에서도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국방력 강화 등 윤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을 부각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시설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당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강화 등 공약이 유권자들에게 더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난하는 계기로도 활용하고 있다.

평소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해온 국민의힘은 정부가 사태 초반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대북 구상인 '종전선언'을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영국·러시아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로 했지만 결국 휴짓조각이 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날 주재한 긴급대책회의에서 "말로만 외치는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라며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평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전날 유세에서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일이지만 이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논평을 통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대선 후보인지 주식 1타 강사인지 헷갈린다"며 공세 포인트로 삼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