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평화 리더십' 앞세워 尹 직격…"선제타격 등 안보정쟁화로 위기 자초" 尹, 정부·여당 외교안보 정책 비판…"한미 동맹으로 강력한 억지력" 安 "靑, 무슨 준비하나", 沈 "美 무분별한 동맹확장이 원인"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는 초대형 외교·안보 이슈가 대선판에 돌발 등장하면서 막바지에 다다른 대선 정국의 새 변수로 부상할 조짐이다.
재외국민 안전 문제나 실물 경제 이슈 차원을 넘어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안보 상황과 맞물리면서 초박빙 판세로 전개되고 있는 대선판의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장 여권이 '전쟁이냐 평화냐'는 대결 구도로 선제 타격론으로 상징되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을 비판한 것도, 국민의힘이 국민 안전을 위한 대북 억지력을 강조하면서 정부·여당의 대북 태도를 문제 삼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2010년 지방선거 때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당시 보수 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평화 대 전쟁' 구도로 프레임을 전환하면서 선거에서 이기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제적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부각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에 재차 '전쟁 세력' 프레임을 걸며 '평화·경제 공세'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소집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긴요 조치와 기업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후보는 연석회의에서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선제 타격 등 안보를 정쟁화하는 일은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라며 사실상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직격했다.
또한 "전쟁과 경제 제재에 영향을 받을 수출입 기업의 애로를 파악하고 긴급 자원 지급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수급 우려가 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각별히 살펴야 한다"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 면모를 거듭 부각했다.
이 후보는 앞서 충북·강원 유세에서는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것을 언급,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도 주가가 떨어지는데 한반도 위기 고조시 경제 어떻겠는가"라고도 했다.
송영길 대표는 연석회의에서 "외교부나 청와대를 체크해보니 지금 64명의 우리 교민들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더라"며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정부에 촉구하고 체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유감을 표명하고 경제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청와대와 발맞춰 집권여당으로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합동 대응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동맹 강화와 '힘을 통한 평화'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하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외교·안보 정책을 동시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는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신속히 나토(NATO)에 가입해야 했다.
동맹국이 없는 '비동맹' 국가의 외교적 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이번 사태"라며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억지력만이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 윤석열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렛대 삼아 정부·여당의 대북정책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이런 위기 상황을 틈타 대남 도발을 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과 빈틈없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말로만 외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각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가 주재하는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정부는 지금껏 실패한 (외교·안보) 정책의 원인을 진단하고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내일 국회 외통위와 국방위, 산업통상자원위 개의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즉각 대응 메시지를 냈다.
두 후보 역시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서 차별화했다.
안 후보는 긴급 성명을 통해 "세계 3차 대전으로 확장될 수도 있는 중대한 국제정세 속에서 청와대는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눈치 보기로 일관하며 세계평화와 동맹을 외면하여 안보 레임덕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민주주의와 모든 민족과 국가의 자주와 독립은 지켜져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존중하는 국가라면 부당한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우리의 동맹 및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책임 있게 연대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은 즉각 중단해야 할 전쟁범죄"라며 "국제사회는 즉각 긴급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여, 러시아의 침략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냉전 이후 미국의 무분별한 동맹 확장정책과 일방적 독주를 통한 러시아 포위전략이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를 초래했음을 냉정히 성찰해야 한다"며 "이번 침공 사태는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 아시아권에도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전 마지막 주말이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더불어민주당이 15일에도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직자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부터 광화문 집회 장소까지 약 8.7㎞가량을 행진하는 거리 시위에 나섰다. 지난 12일 첫 행진 이후 이번이 나흘째다.민주당 의원들은 행진하며 "윤석열을 파면하라" "심우정은 사퇴하라" "최상목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이들은 광화문까지 행진한 뒤 곧바로 헌재 인근 동십자각에서 개최되는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장외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이번 행진에 함께하지 않았다. 주말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민주당은 당초 이날까지 도보 행진을 이어갈 방침이었지만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선고일까지 행진을 진행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민주당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다음 날(16일)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이어간다.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전날 "만약 월요일에도 헌재 선고가 나오지 않을 경우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러시아 군용기 수 대가 15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한 것은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 군용기 수 대가 이날 오전 9시20분께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며 "(군용기는) 곧 KADIZ 동쪽 및 북쪽으로 이탈해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했다.우리 군은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 전부터 이같은 사실을 식별해 공군 전투기를 투입했다. 합참은 "우발상황에 대비해 전술 조치를 실시했지만 교신 결과 훈련 목적이며 영공침범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KADIZ는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 등을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식별하는 임의의 선이다. 타국 방공식별구역 내에 진입하는 군용기 등은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거나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앞서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 후 이탈한 것은 지난해 11월29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KADIZ에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 6대와 중국 군용기 5대는 KADIZ 진입 전 비행계획 제출 등의 사전 공유 절차를 밟지 않았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러시아 군용기 수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띄워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전 9시20분쯤 "러시아 군용기 수대가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고, 곧 KADIZ 동쪽 및 북쪽으로 이탈했다"라며 "영공침범은 없었다"라고 밝혔다.합참은 이어 "우리 군은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라고 전했다.또 합참은 러시아 측과 교신한 결과 KADIZ 침범은 훈련 목적이며 영공침범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방공식별구역(ADIZ)은 각국이 미식별 항적을 조기에 식별함으로써 영공 침범을 방지하고자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외국 항공기가 각국 ADIZ에 진입할 땐 만일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해당국 군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는 게 관례화돼 있다.그러나 중·러 양국은 최근 수년간 연합 공중훈련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다른 나라의 ADIZ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