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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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작년에 이어서 올해 동원개발에 배당정잭과 관련한 주주서한을 보냈다. 동원개발 측은 주주서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배당성향을 높이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코스닥 상장 건설업체 동원개발에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배당정책 수립과 소통, 시장과의 소통 확대 등에 대한 요구가 주된 내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한투밸류의 동원개발 보유 지분은 237만9460주(2.62%)로 운용사 중 가장 높다.

동원개발은 아파트 브랜드 '동원로얄듀크'로 알려진 주택전문 종합건설사다. 1978년 설립돼 학교와 빌딩, 도로, 교량 등 토목건축공사업과 주택 공급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912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한투밸류가 동원개발을 향해 주주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한투밸류는 작년 2월 동원개발에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의 활용 등 세 가지 요구를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줄어들었다. 2020년 18.23%에서 작년 11.63%로 7%포인트(p)가량 낮아진 것이다. 주당 배당금과 배당금 총액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이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뒤집어보면 순익 증가분에 비해 작년 배당성향을 소폭 올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투밸류가 배당성향 확대에서 배당정책 수립으로 요구 내용을 바꿔 주주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순이익에 따라 배당성향이 들쑥날쑥한 것은 해마다 안정적인 배당금을 받기를 원하는 투자자들로서는 불만 요소가 될 수 있다.

한투밸류 한 임원은 "회사로서도 내부 유보를 늘려 설비투자 확대에 주력해야 하는 등의 고민이 있을 수 있지만 주주의 대표 격인 우리로선 안정적이지 못한 배당금 추이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목표치나 기준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고 동원개발과 논의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동원개발은 한투밸류 측의 요구를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동원개발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작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5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높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주주들을 위한 마땅한 지적이기에 주주서한의 내용을 무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실적은 작년보다 안 좋을 전망이지만 배당성향은 18%를 웃돌게 책정했다. 근래 배당성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가능한 2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