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자체만으로 미 기업 장기 실적에 큰 영향 없을듯"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

미국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움직임을 '침공'으로 규정하고 러시아 제재에 나섬에 따라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다.

◇ S&P500 지수 조정장 진입…1월 고점 대비 10% 이상 내려
이날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1포인트(1.01%) 떨어진 4,304.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해당 지수는 지난 1월 3일 기록한 전고점에 비해 10% 이상 하락, 조정장에 진입했다.

이 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은 2020년 2월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이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42%, 나스닥 지수는 1.23% 각각 내렸다.

앞서 나스닥 지수는 기술주(株)가 연초부터 급락한 영향으로 이미 1월에 조정장에 들어갔다.

나스닥 지수는 현재 지난해 11월 전고점에 비해 17% 하락한 상태다.

이날 S&P500 지수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이중 임의소비재 업종이 3%가량 내리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WSJ은 투자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파병 명령의 영향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만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들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의 행동을 '침공'(invasion)으로 규정하고 러시아 은행 2곳과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해 제재하기로 했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모닝스타의 데이브 세케라 최고 시장 전략가는 "제재 그 자체만으로는 미국 회사들의 장기적 실적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보다는 미국이 이번 분쟁에 직접적으로 말려드는 상황이 증시에 더 큰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금리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1.944%로 0.017%포인트(1.7bp) 올랐다.

안전자산이 선호되는 상황임에도 미 국채 가격이 내렸다.

금값은 0.1% 올랐다.

[우크라 일촉즉발] 미국 러시아 제재 여파로 S&P500 조정장 진입
◇ 원유·천연가스 등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원자재 줄줄이 상승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여파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1.28달러(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5% 이상 치솟았다.

북해 브렌트유는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전 거래일보다 1.45달러(1.5%) 오른 배럴당 96.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장중엔 99.50달러까지 올라 201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이보다 더 크게 올랐다.

유럽에서 천연가스의 메가와트시(㎿h)당 가격은 10%나 급등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의 승인 절차 중지 조처를 하는 중이라고 발표한 여파였다.

노르트스트림-2는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으나, 이번 발표로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에서도 천연가스 가격이 올랐으나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이고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요의 약 3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의 생산·수출 비중이 큰 밀과 옥수수의 가격도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밀 선물 가격은 6%, 옥수수는 2.8% 각각 상승했다.

[우크라 일촉즉발] 미국 러시아 제재 여파로 S&P500 조정장 진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