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형 감독 "15연승 만든 선수들 고마워…나를 맘껏 때려라"
현대건설 선수들은 경기 직전 코트로 달려 나가며 팬들에게 인사할 때 강성형(52) 감독의 손을 강하게 때린다.

'승리'를 다짐하는 하이 파이브에 장난이 담겼다.

강성형 감독은 "정말 아프다.

테이핑도 했다"라고 호소하면서도 "나를 맘껏 때려도 좋다.

나중에 손바닥에 '때려라'라고 쓸 생각도 있다"고 웃었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강 감독에게 '잠깐의 고통'을 주는 대신, 승리를 선물한다.

현대건설은 2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20 19-25 25-18 25-18)로 꺾고, 시즌 27승(1패)째를 올렸다.

15연승의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기록(종전 2009-2010시즌 GS칼텍스의 14연승)도 달성했다.

경기 뒤 만난 강 감독은 "오늘 우리 팀 범실(27개)이 많긴 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경기력이 괜찮았다.

15연승의 대기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시즌 중에 고비를 잘 넘겼다.

훈련 과정에서도 내 요청을 잘 들어줬다.

경기 중에 불안할 때는 있어도 결국 이겨내더라.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강성형 감독 "15연승 만든 선수들 고마워…나를 맘껏 때려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9일부터 20일까지 정규리그를 중단하면서, 21일 재개한 '새 일정'은 무척 빡빡해졌다.

특히 22일 IBK기업은행전을 치른 현대건설은 23일 김천에서 한국도로공사, 25일 대전에서 KGC인삼공사와 맞붙는다.

22일 경기 뒤 현대건설 선수들은 곧바로 김천으로 떠났다.

강 감독은 "힘든 일정이긴 하지만 오늘 기록을 세워서 정신적인 피로도는 줄어든 것 같다.

또한, (2월 4일 이후) 오랜만에 경기를 치러 '배구 체력'은 오히려 생겼다"며 "내일(23일) 도로공사전도 최선을 다해 치르겠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23일 2위 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승리해 승점 3을 챙기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다.

강 감독은 "도로공사와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경기다.

선수들에게 창(현대건설)이 방패(도로공사)보다 강하다고 말한다"며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

내일도 선수들을 믿는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강 감독은 '정규리그 1위 확정' 뒤 세리머니를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강성형 감독 "15연승 만든 선수들 고마워…나를 맘껏 때려라"
선수들은 강 감독에게 우승 세리머니로 '춤'을 요구한다.

강 감독은 올스타전에서 수줍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꽤 멋진 춤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올스타전을 생각하면 지금도 땀이 난다"며 "정규리그 1위 세리머니는 '선수들만의 댄스'가 될 것이다.

선수들이 허락했다"고 밝혔다.

양효진(33)의 말은 다르다.

강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양효진은 "무슨 소리에요"라고 외치며 "정규리그 1위 확정 당일에는 어렵겠지만, 시간을 좀 두고 감독님께 '안무 과제'를 드리고, 감독님과 선수들이 함께 춤을 출 계획이다.

감독님도 속으로는 좋아하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