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 100일 회복프로그램' 제시하며 수도권 중도 민심 구애
尹 향해 "후안무치…내로남불" 공세 강화…친문 표심에 반성문도
이재명, 인천·경기 집중공략…위기극복·민생 경쟁력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2일 수도권 표심 집중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 구월동과 부평역, 경기 부천과 안산 등 서부권의 도심지를 차례로 방문해 유세했다.

전날 TV토론 준비를 위해 하루를 건너뛴 것을 제외하면, 지난 19∼20일 '홈 그라운드' 경기도를 누빈 데 이어 사흘 연속 수도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부동층이 많은 수도권 중도 민심이 최대 승부처라고 보고 공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결렬됨에 따라 정권교체론 우위의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기회가 마련됐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호남과 경기 남부권 유세 때와 달리 이날은 다시 당 점퍼를 벗고 옅은 회색 코트 차림으로 유세에 나섰다.

방역 전환과 국가의 보상 책임, 경제 활력 제고 등을 강조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킬 적임자라는 '인물론'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 유세에서 "저 이재명은 위기 극복의 선수"라며 "당선되는 순간 2차 추경이나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50조원을 확실히 준비해 보상받지 못한 손해를 다 채워드리겠다.

대출 만기는 연장하고 채무 이자, 필요하면 원금도 탕감하겠다"고 말했다.

부평역 유세에서는 "기회를 주시면 민생경제 100일 회복프로그램을 곧바로 시작하겠다"며 "한국형 급여프로그램(PPP)을 도입해 정책자금을 대출하고 임대료와 인건비 낸 것을 탕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부천 유세에서도 "이재명이 만들 인수위는 100일 안에 확실히 다 바꿔 국민 고통을 다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개인 능력의 비교 우위를 부각하기 위한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 발언도 한층 거칠어졌다.

그는 윤 후보를 겨냥해 "경제에 무지하고 신산업에 대해 무지하고 산업 전환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국가의 인프라 투자와 기업활동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했는데, 김영삼 대통령이었으면 극복했겠느냐"며 "그분 흉보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말 실력 있었기 때문에 IMF를 이른 시일 안에 극복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켜 표를 얻으려 하는 안보 포퓰리즘", "후안무치", "내로남불", "얼굴색도 안 변하고 거짓말" 등 표현을 쏟아냈다.

조국 사태 당시 서초동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신고하고 흥겹게 집회한 것이 사법 처리될 무법천지냐"며 "자칫하면 촛불 들다가 감방 가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인천·경기 집중공략…위기극복·민생 경쟁력 강조
그간 직접적인 맞대응을 삼가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향해서도 이날은 날을 세웠다.

그는 전날 TV토론에서 심 후보가 지역화폐 예산은 소상공인 지원이 아니라는 취지로 자신을 비판한 것을 두고 "무식하게 현금 주면 경제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여러분도 아는 것을 세상에 정치 지도자가 모르고 있다"고 반박했다.

판세가 접전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진영 내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기 위해 공세적 태도를 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17년 경선 때 지지율에 취해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

과도하게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고 '반성문'을 쓴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친문 지지층이 오히려 윤 후보를 지지하는 등 화학적 결합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화해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 후보는 오는 23일에는 충남 당진과 천안, 세종, 충북 청주를 차례로 방문해 중원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 후보의 부천역 유세는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와 시간·장소가 일부 겹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허 후보 측의 앰프 사용과 관련해 "존경하는 허경영 후보님, 우리가 양보할 테니, 지금은 잠깐 조용히 하자. 예의를 지키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 후보가 유세하는 동안 허 후보 측이 앰프 볼륨을 낮춰주기로 미리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