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사무총장 만나 사도광산 입장 전달할듯…스웨덴·그리스 등 양자회담도
정의용, 파리 인태장관회의 참석차 출국…유네스코 면담 주목(종합)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협력에 관한 장관회의'(이하 인태 장관회의) 참석차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정 장관은 22일(이하 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인태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와 신남방 정책, 역내 국가와의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태 장관회의는 유럽연합(EU)과 올해 상반기 EU 의장국인 프랑스가 EU와 인도·태평양 역내 주요국을 초청해 개최하는 행사로, 57개국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EU 의장국 홈페이지에 올린 행사 공지에서 "EU 회원국들과 인도·태평양 지역 30여개국 외교장관, 유럽 역내 기관 및 주요 지역기구 대표들이 모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EU 국가들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외교장관들을 대거 초청해 이런 형식의 회의를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전해졌다.

미중 갈등 속에서 인도·태평양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에서도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9월 인도·태평양 전략을 채택해 이 지역에 대한 관여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상반기 EU 의장국인 프랑스가 이번 회의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협력 논의의 장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측은 이번 회의의 취지에 대해 "경제적 비중과 인구학적 중요성, 그리고 지금의 현안뿐 아니라 미래의 지정학적 균형에서 커지는 존재감으로 볼 때 인도·태평양 지역은 유럽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회의는 디지털 기술과 연결성, 글로벌 이슈, 안보 및 국방을 각각 주제로 한 3개 세션으로 진행되며 정 장관은 안보 관련 세션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유럽지역 최대 현안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 장관은 22일 인태 장관회의 후에는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한일 외교 이슈로 떠오른 사도(佐渡) 광산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도광산은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강제 동원돼 노역한 곳으로, 일본이 지난 31일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의 반발을 불렀다.

또 정 장관이 취임한 이후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첫 면담인 만큼 유네스코 주요 기여국으로서 직업교육분야 지원 현황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정 장관은 21∼22일에 걸쳐 스웨덴,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인도 등과 양자 회담도 진행한다.

이에 더해 현장에서 추가 양자회담이 조율될 가능성이 있다.

양자회담 상대인 그리스와 불가리아, 인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이기도 해,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사도광산 문제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출마한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가 다가온 상황에서 지지 요청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ILO는 다음 달 25일 이사회 투표로 최종 사무총장 당선자를 가린다.

한편 프랑스 측 공지에 따르면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도 이번 인태 장관회의에 연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대면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