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4인 단일화는 공감, 방법·과정은 엇갈려
민주당·국민의당 후보는 '구태·야합' 한목소리 비판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보수정당 출신 후보 간에 단일화 공감대가 쌓이고 있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21일 무소속 임병헌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중남구 지역을 대표하는 당선자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을 최대화해 지역의 정치적 위상을 높여야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한 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 후보의 표가 분열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경계해야 할 일이기에 편안하게 마음을 비울 수 있었다"며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속한 준비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자"고 덧붙였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무소속 주성영 후보도 지난 19일 자신을 포함한 임병헌·도태우·도건우 후보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표 분산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며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도 내걸었다.

주 후보는 "4인 후보의 합동유세 연설 뒤 여론조사를 해 오는 27일 결과를 발표하고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후보 외 나머지 3인은 사퇴하자"고 주장했다.

덧붙여 "각 후보가 새로운 정부를 맞이할 중·남구 시민들을 위해 한발 물러서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무소속 도건우 후보는 지난 14일 "이번 선거에서 나 자신이 앞장서서 정권교체의 선봉이 될 것이고 다른 무소속 후보들도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심판을 받아야 할 민주당의 어부지리 당선을 막기 위해서 시대정신과 정권교체에 부응할 적임자로 무소속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주성영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을 탈당했고 국민의힘 소속이던 임병헌·도태우·도건우 후보는 당의 중·남구 무공천 방침에 따라 최근 탈당했다.

4명 모두 무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나섰지만, 한솥밥을 먹던 식구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같은 당이나 다름없는 후보들이 한꺼번에 나서며 표가 분산돼 여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중·남구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약 3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정당 출신 후보 중 지지율 25%를 기록한 후보가 없기에 보수 지지층에서는 표 분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보수성향 후보 4명은 단일화에는 공감하나 절차와 방식에는 생각이 달라 실제로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무소속 도태우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치쇄신과 세대교체의 큰 방향성에서는 단일화 논의에 열려있으나, 시대정신을 무시하고 정치공학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단일화 논의와 과정에서 정치쇄신·세대교체가 큰 방향성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4명의 단일화를 바라보는 다른 정당 후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국민의당 권영현 후보는 "정치 야합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소속이던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50억 퇴직금 의혹 탓에 국민의 세금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데 자신들의 영리를 위해 또 야합을 하는 게 국민의 부르심에 맞는 자세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안철수 대선 후보님과 함께 시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가며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대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 '모락모락'…탈당 후보들 제안
민주당 백수범 후보도 "단일화 논의는 구태정치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어 "국민과 주민들을 기망하는 행위다.

단일화 논의 자체가 젊고 새로운 민주당 후보인 백수범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 6명이 출사표를 던진 중·남구 보궐선거는 다음 달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