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 구도, 민주에 불리하지 않아"…일각에선 연대 희망도 국힘 책임론으로 野 균열 부추기며 단일화 재추진 차단 시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러브콜이 21일 다시 시작됐다.
안 후보가 전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및 대선 완주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단일화 협상 파기로 정권교체 여론 결집이라는 최악의 고비를 일단 넘긴 민주당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동시에 안 후보의 완주를 내심 바라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민주당과 정치를 같이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희망 섞인 분석까지도 내놓고 있다.
선대위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안 후보가 '정치 모리배'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격렬하게 결렬 선언을 했기 때문에 두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이제는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어 "저희는 4자 구도로 가는 것만으로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한 뒤 "만약 안 후보 쪽과 우리가 뭘 같이 해볼 수 있다면 국면 자체가 (민주당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 본부장은 "이 모든 것은 결국 안 후보가 고뇌하고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단일화 결렬의 원인이 국민의힘에 있다며 책임론 부각도 시도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 후보의 결정과 관련, 국민의힘이 대의를 가지고 대선판에 나온 안 후보를 멸시하고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권주자들은) '이 한 몸 희생하겠다' 이런 정도의 각오는 하고 나오시는 것 아니냐"며 "안 후보도 분명히 그런 각오, 그런 대의를 말씀하시고 나온 거고 그래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하셨는데 거기에 대해 안 후보에게 돌아온 것은 무시, 혹은 멸시, 조롱 이런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향해 "이제 (이 후보와) 함께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함께 안 하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향해 가야 한다는,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안 후보가 새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정말 지금 중요한 선택을 해 줬으면 좋겠다"며 구애하기도 했다.
안 후보 자체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양당의 한계를 뛰어넘는 목소리를 내면서 양당 후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내놓는 등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한껏 추켜세웠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통합 정부' 구상을 매개로 안 후보에게 지속해서 물밑 접촉을 시도하며 넓은 의미의 정치 연대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가 '대선 완주'를 선언하긴 했지만, 현 대선 구도를 초박빙 열세로 자체 분석하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안 후보와 연대하게 된다면 중도층을 끌어안아 판세를 뒤엎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와 가까운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의 진심을 계속 (안 후보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후보와 통합 정부를 만들어나가자는 의사는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안다.
이제 안 후보가 민주당의 진심을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선대위 다른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민주당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인재를 등용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연대와 연합 파트너로 (안 후보는)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