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위기로 흔들리는 미국 증시에 새로운 부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고유가가 기업과 소비자 비용을 늘리고 이미 급등한 물가의 추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더욱 공격적인 연준의 긴축정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4일 배럴당 95.46달러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약 40% 급등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는 코로나19로부터 경제가 회복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난 상태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 중의 하나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된 데 대한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넘어서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해 연준이 더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증시에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5% 급등,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료용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9.5%, 전년 동월 대비 46.5% 뛰어올라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에너지 비용도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보다 27% 각각 상승해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국제유가 수준이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CPI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씩 올라간다면서 고유가가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채질함으로써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회사 DWS 그룹의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비안코에 따르면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를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종목 기업의 이익이 에너지기업을 중심으로 주당 1달러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유가가 7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에너지주의 증시 비중이 10년 전보다 훨씬 축소된 지금 상황에서는 에너지기업의 이익 소폭 증가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비안코 CIO는 전망했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했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0.4%포인트(40bp) 올라 1.9%를 넘겼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가 지난 주말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추산한 3월 연준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78.9%,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1.1%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증시, 고유가로 '설상가상'…"인플레→긴축가속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