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재택치료하던 50대 숨진 채 발견…중수본 "재택치료 배정 전의 일"
주간 일평균 위중증, 일주일새 275명→343명 급증…대응여력 긴장
'재택치료 45만명' 재택치료자 더블링에 관리 사각지대 우려(종합)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연일 10만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재택치료 환자와 위중증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대응 여력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등 소폭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고 있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재택치료자 증가세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4천829명으로, 지난 18일(10만9천831명), 19일(10만2천211명)을 이어 사흘 연속으로 10만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1월 셋째주부터 급증했다.

1월 25일 처음 8천명대를 기록하더니 26일 1만명대, 이달 2일 2만명대, 10일 5만명대를 거쳐 10만명대로 빠르게 올라섰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은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에 따른 무증상·경증 환자 급증에도 대응해야 한다.

신규확진자 수처럼 재택치료 환자 수도 일주일 단위로 '더블링'(2배로 증가) 현상을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45만493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 21만4천869명의 2배가 넘는다.

2주 전인 지난 6일 12만8천716명과 비교하면 3.5배로 늘었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중증 위험이 큰 '집중관리군'에만 건강 모니터링을 하는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젊고 경증·무증상인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재택치료 45만명' 재택치료자 더블링에 관리 사각지대 우려(종합)
재택치료 일반관리군 환자에게 전화로 상담이나 처방을 해주는 동네 병·의원이 10일 1천856개에서 18일 6천55개로 늘었지만, 아직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재택치료 체계가 시행된 지 열흘째 되는 날에는 혼자 재택치료 중이던 환자가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전날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 남성은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자 가족과 분리돼 집에서 홀로 재택치료하던 중으로 파악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서울시 확인 결과 기초역학조사 등을 위해 보건소에서 18일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이뤄지지 않고 사망한 사건"이라며 "재택치료로 배정되기 전 단계이므로 재택치료 단계의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행정적으로 '재택치료 중 사망'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확진자는 검체 채취일부터 7일간 집 또는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돼 있는 만큼 재택치료자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에는 재택치료 환자인 70대 노인이 자가격리 중 무단이탈해 찜질방에 갔다가 사망한 사건도 일어났다.

재택치료자는 늘어나는데 보건소나 의료기관 등의 인력은 한정돼 있어 관리 사각지대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GPS(위치정보시스템) 활용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도 폐기돼 확진자의 무단이탈을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확진 판정으로 재택치료를 받았던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차관이라고 해서 대우받은 것은 없고 의료기관에 약 처방을 받으려 몇 번 전화했는데 안 받아 다른 쪽에서 처방받았다"며 불편을 호소한 적이 있다.

'재택치료 45만명' 재택치료자 더블링에 관리 사각지대 우려(종합)
위중증 환자는 이달 첫째 주(1월 31일∼2월 5일) 증가 조짐을 보였다.

지난 14일 306명으로 300명대로 다시 올라선 위중증 환자 수는 이후 314명→313명→389명→385명→408명에 이어 20일 439명으로 계속 늘었다.

2월 첫째 주 272명이던 주별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둘째 주(6∼12일) 275명으로 늘었고 셋째 주(13∼19일)인 지난주 343명이 됐다.

중증 병상 가동률은 지난주 27.3%로 직전주인 둘째 주(18.7%)보다 8.6%포인트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수 증가와 요양병원·시설 등 고위험시설 집단감염 증가는 위중증 환자 증가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지난주 60세 이상 확진자는 일평균 9천199명으로 직전주(5천382명)보다 70.9% 늘었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11.7%에서 11.4%로 조금 내려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13.13%다.

고위험군 확진자 증가는 위중증 환자는 물론 사망자 증가로도 이어진다.

2월 첫째 주 146명이던 사망자 수는 둘째 주 187명으로 늘었고, 지난주에는 309명으로 65% 급증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국내 확보된 코로나19 중증 병상은 2천651개로,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2천명까지 나와도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일에는 중환자가 2천500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보면서도, 병상 사용을 효율화하면 2천500명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상 포화 사태 자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 추가접종, 먹는 치료제 도입 등으로 중환자 대응 역량이 "아슬아슬하게 감당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