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0일 "야구로 치면 '9회 말 투아웃'인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제가 홈런을 치는 4번 타자가 돼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직후 곧바로 서울 홍대거리 유세에 나선 것이다.
특히 유세차량 사망사고가 발생한 15일 밤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 닷새 만에 거리 유세에 나선 셈이다.
안 후보는 유세에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게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후보를 뽑는 게 대선"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목도리에 흰색 패딩 점퍼, 갈색 바지를 입은 채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 등장했다.
이 자리엔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했다가 회복한 배우자 김미경 교수도 함께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안 후보와 셀카를 함께 찍고 인사를 나누기 위해 몰려들었다.
한 청년은 김 교수에게 "코로나 조심하라"며 손 세정제를 전달했고, 안 후보에겐 과자 '홈런볼' 봉투를 전달하면서 "안철수 대선후보가 만루 홈런을 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라고 선물로 드린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5년 전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5년 동안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려 싸울 것이고, 자기 편만 쓰다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이 될 것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뒤떨어지고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며 "문제는 지금 1번 후보나 2번 후보 둘 중 누가 돼도 그 세 가지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1번과 2번 중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결국 1번 아니면 2번을 뽑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만 되고, 국민은 반으로 갈라지고 정부는 무능하고 부패하게 되고,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나라가 되면 정권교체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마이크를 잡고 "처음 한 번만 '선한 사람이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다, 부정부패하지 않아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면 우리 정치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정직하고 국민을 위한 것으로 바뀔 것"이라며 "여러분이 처음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안철수는 죽고 대통령만 남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그 개인이나 가족,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사라져야 한다.
제 남편은 융통성 없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본인의 몸을 거름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편이 승리하는 것엔 기적이 필요하다.
기적 없이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기적을 믿는다"며 "여러분들이 저희 남편 안철수 후보를 꼭 지지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