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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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트리플 악셀은 앞을 보고 뛰어 공포심 유발"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의 필살기는 트리플 악셀이다.
유영은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뛸 예정이다.
이 기술은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 고난도 점프다.
다른 점프들과 달리 전방을 향해 도약하면서 3회전 점프에서 반 바퀴를 더 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지만 실전에 가동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이지 않았다.
'점프의 교본'으로 유명한 김연아는 당시로는 최상의 고난도 점프 조합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앞세워 여자 싱글 무대를 평정했다.
대신 아사다 마오(일본)가 김연아를 넘기 위해 부단히 트리플 악셀에 도전했지만 '실전 성공률'은 높지 않았다.
트리플 악셀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점프를 마스터하지 않고서는 시니어 무대에서 단기간에 장착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영은 만 11세이던 2015년부터 이 기술을 갈고 닦았다.
15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은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점프에 도전한다.
그런데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면 세 바퀴 반을 넘어 네 바퀴를 도는 선수들도 있다.
힘이 좋은 남자 선수들의 경우 네 바퀴를 도는 쿼드러플 점프는 '기본'이 됐다.
이번 베이징 대회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네이선 첸(미국)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5번의 4회전 점프를, 우리나라의 차준환은 2번의 4회전 점프를 뛰었다.
여자부에서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와 안나 셰르바코바, 최근 '도핑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 등 러시아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한다.
과거에는 트리플 악셀이 남녀 싱글 선수들에게 '최고난도' 점프로 꼽혔다면, 이제 트리플 악셀을에 4회전까지 장착한 선수들이 대세가 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점프에는 6개 종류가 있다.
스케이트 날 앞의 톱니인 '토(toe)'를 얼음에 찍고 도약하는 '토 점프'(토루프·러츠·플립)와 스케이트 날의 양면을 활용해 도약하는 '에지(edge) 점프'(악셀, 루프, 살코)로 나뉜다.
점수는 점프 종류와 회전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점수가 높을수록 어려운 기술이다.
4회전 점프를 기준으로 기본 점수는 토루프 9.50점, 살코 9.70점, 루프 10.50점, 플립 11.00점, 러츠 11.50점 순이다.
3회전과 4회전의 사이에 있는 트리플 악셀의 기본 점수는 8.00점으로 트리플 러츠(5.90점)보다는 높고, 쿼드러플 토루프보다는 낮다.
하지만 단순히 '4회전 점프보다 트리플 악셀이 쉽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전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인 방상아 숭실대 겸임교수는 "4회전 점프들이 어려운 점프인 것은 맞다.
그래서 (트리플 악셀보다) 기본 점수가 더 높다"면서도 "하지만 더 예민하고 섬세한 점프를 꼽자면 악셀 점프다.
트리플 악셀이 결코 쿼드러플 살코나 토루프보다 쉽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트리플 악셀은 앞을 보면서 도약하는데, 이 점이 선수들의 공포심을 유발한다.
뒤로 뛰는 점프와 비교해 심리적인 부담의 크기가 다르다"며 "남자 선수들도 쿼드러플 점프보다 트리플 악셀에서 흔들리면서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안소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심판 역시 "4회전 점프가 가장 어려운 것은 맞지만,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토루프나 살코는 트리플 악셀과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악셀은 도입 부분에서 앞을 보고 뛰기 때문에 선수들이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다이빙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막상 아래를 보면 떨어지는 게 더 무섭지 않나.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베이징 대회 남자 싱글에선 일본의 하뉴 유즈루가 4바퀴 반을 도는 쿼드러플 악셀까지 시도했다.
이는 피겨 역사상 단 한 명의 선수도 성공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하뉴 역시 회전수를 채우지 못하고 넘어졌다.
그러나 언젠가는 누군가 쿼드러플 악셀 그 이상의 기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방상아 교수는 "도전이 계속되면 누군가는 해내고, 그렇다면 다른 선수들도 따라가지 않겠나"라며 "5회전 점프는 선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안소영 심판은 "개인적으로는 피겨에서도 기술과 장비가 더 발전하면서 쿼드러플 악셀이나 5회전 점프도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YH2022021534540001300_P4.jpg)
유영은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뛸 예정이다.
이 기술은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 고난도 점프다.
다른 점프들과 달리 전방을 향해 도약하면서 3회전 점프에서 반 바퀴를 더 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지만 실전에 가동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이지 않았다.
'점프의 교본'으로 유명한 김연아는 당시로는 최상의 고난도 점프 조합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앞세워 여자 싱글 무대를 평정했다.
대신 아사다 마오(일본)가 김연아를 넘기 위해 부단히 트리플 악셀에 도전했지만 '실전 성공률'은 높지 않았다.
트리플 악셀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점프를 마스터하지 않고서는 시니어 무대에서 단기간에 장착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영은 만 11세이던 2015년부터 이 기술을 갈고 닦았다.
15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은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점프에 도전한다.
![[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YH2022021533750001300_P4.jpg)
힘이 좋은 남자 선수들의 경우 네 바퀴를 도는 쿼드러플 점프는 '기본'이 됐다.
이번 베이징 대회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네이선 첸(미국)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5번의 4회전 점프를, 우리나라의 차준환은 2번의 4회전 점프를 뛰었다.
여자부에서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와 안나 셰르바코바, 최근 '도핑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 등 러시아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한다.
과거에는 트리플 악셀이 남녀 싱글 선수들에게 '최고난도' 점프로 꼽혔다면, 이제 트리플 악셀을에 4회전까지 장착한 선수들이 대세가 되고 있다.
![[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YH2022021601960001300_P4.jpg)
스케이트 날 앞의 톱니인 '토(toe)'를 얼음에 찍고 도약하는 '토 점프'(토루프·러츠·플립)와 스케이트 날의 양면을 활용해 도약하는 '에지(edge) 점프'(악셀, 루프, 살코)로 나뉜다.
점수는 점프 종류와 회전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점수가 높을수록 어려운 기술이다.
4회전 점프를 기준으로 기본 점수는 토루프 9.50점, 살코 9.70점, 루프 10.50점, 플립 11.00점, 러츠 11.50점 순이다.
3회전과 4회전의 사이에 있는 트리플 악셀의 기본 점수는 8.00점으로 트리플 러츠(5.90점)보다는 높고, 쿼드러플 토루프보다는 낮다.
하지만 단순히 '4회전 점프보다 트리플 악셀이 쉽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GYH2022020900100004403_P2.jpg)
그래서 (트리플 악셀보다) 기본 점수가 더 높다"면서도 "하지만 더 예민하고 섬세한 점프를 꼽자면 악셀 점프다.
트리플 악셀이 결코 쿼드러플 살코나 토루프보다 쉽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트리플 악셀은 앞을 보면서 도약하는데, 이 점이 선수들의 공포심을 유발한다.
뒤로 뛰는 점프와 비교해 심리적인 부담의 크기가 다르다"며 "남자 선수들도 쿼드러플 점프보다 트리플 악셀에서 흔들리면서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안소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심판 역시 "4회전 점프가 가장 어려운 것은 맞지만,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토루프나 살코는 트리플 악셀과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악셀은 도입 부분에서 앞을 보고 뛰기 때문에 선수들이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다이빙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막상 아래를 보면 떨어지는 게 더 무섭지 않나.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고난도'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뭐가 더 어려울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YH2022021013040001301_P4.jpg)
이는 피겨 역사상 단 한 명의 선수도 성공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하뉴 역시 회전수를 채우지 못하고 넘어졌다.
그러나 언젠가는 누군가 쿼드러플 악셀 그 이상의 기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방상아 교수는 "도전이 계속되면 누군가는 해내고, 그렇다면 다른 선수들도 따라가지 않겠나"라며 "5회전 점프는 선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안소영 심판은 "개인적으로는 피겨에서도 기술과 장비가 더 발전하면서 쿼드러플 악셀이나 5회전 점프도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