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朴·李 전 대통령 측 수사한 건 尹검찰…자가당착"
"문대통령이 파시스트? 대한민국은 무엇이고 국민은 누구인가"
靑 "文정권 정치보복? 尹검찰이 했나" 히틀러 비유도 '부글부글'
청와대는 1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유세 도중 민주당 정권이 정치보복을 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치보복을 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을 수사한 '윤석열 검찰'이 정치보복을 실행했다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의 전(前) 정권 적폐수사 발언에 분노하며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대선 정국에서 감정싸움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안성에 한 유세에서 적폐수사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을 민주당이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것에 반박하며 "정치보복을 누가 제일 잘했나"라고 말했다.

이에 현장에 나온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문재인"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어서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것은 세계 최고다.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을 청와대가 비판하고 나선 것은 유세 현장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한 윤 후보의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은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를 치르도록 요청하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에 사력을 다하는데, (유세에서 그런 대통령을 계속 언급하는) 윤 후보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언급한 것을 두고도 "문 대통령이 파시스트, 공산주의자라면 대한민국은 무엇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란 말인가"라며 "아무리 선거라지만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윤 후보의 발언에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윤 후보의 반응이 없는 가운데 청와대 "(윤 후보의 사과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날 윤 후보의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발언을 두고도 내부에서는 '부글부글'한 분위기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