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상담 우수사례집 발간
'딸 같아서?'…고용상담실 도움받아 70대 상사 '강제추행' 고소(종합)
A씨는 입사 초기부터 70대 직장상사로부터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당하고 음담패설을 들었다.

직장상사의 계속되는 신체 접촉과 '노래방에 같이 가면 돈을 주겠다' 같은 모욕적인 언사에 A씨가 불편함을 나타내자 "딸 같아서 그런 건데 예민하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A씨는 고용평등상담실의 도움을 받아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 사측에 징계를 요구해 받아들여졌다.

직장상사는 징계에 불복해 무단결근을 거듭하다가 해고됐다.

A씨는 고용평등상담실의 조언을 얻어 강제추행 혐의로 직장상사를 고소했다.

B씨는 직장에서 격무에 시달리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배려받기는커녕 막내라는 이유로 대형 화분을 옮기거나 동료들의 도시락을 포장해오는 일까지 떠맡았다.

유산 위기를 넘긴 B씨가 6개월만이라도 집에서 가까운 지점으로 옮겨달라고 회사에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너만 생각하냐"였다.

근로기준법에는 '임신 중인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사용자는 쉬운 종류의 근로로 전환해 줄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B씨는 결국 고용평등상담실에 도움을 요청했다.

상담실 지원을 받은 B씨는 결국 다른 부서로 배치받고 인병휴가도 얻었다.

이 사례들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고용평등상담실의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관련 상담사례와 현장 인터뷰를 담아 16일 발간한 우수사례집에 실린 내용이다.

고용평등상담실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2000년 시범사업 후 만들어진 민간단체로, 현재 전국적으로 21개소가 운영 중이다.

고용평등상담실은 지난해 총 1만1천892건의 상담을 했다.

남녀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등을 위한 안내·지원 업무도 담당했다.

사례집에는 직장 내 성희롱 초기대응 우수사례, 미온적인 사내 징계와 2차 피해에 대응한 사례, 임신·출산 후 겪은 불이익에 맞선 사례 등 총 12편이 담겼다.

박성희 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은 "앞으로도 고용평등상담실이 피해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성희롱·성차별 피해를 보면 주저하지 말고 고용평등상담실이나 노동부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사례집은 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