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신청사 건립 '파란불'…퇴거불응 청주병원에 승소
청주시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신청사 건립에 '파란불'이 켜졌다.

시가 2년 넘게 새 청사 부지를 무단점유한 채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청주병원을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청주지법은 16일 시가 의료법인 청주병원을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수용 재결이 되고 손실보상이 공탁되면 인도해야 한다"며 "손실 보상금에 대한 다툼이 있더라도 인도 청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시는 2019년 8월 현 청사 뒤편에 있는 이 병원 부지와 건물을 178억원에 사들여 소유권이전 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병원 측이 이 돈으로 이전 부지를 마련해 새 건물을 짓기 어렵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자 지난해 2월 명도소송을 냈다.

이날 승소로 시는 퇴거에 불응하는 청주병원을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소송 결과를 토대로 곧장 청주병원 상대의 강제집행 신청을 내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다.

병원 측이 퇴거에 불응하면서 강제집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맞서면 건물 철거와 착공이 또다시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어서다.

환자들이 있는 병원을 상대로 강제집행에 나섰다가 되레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청주시 신청사 건립 '파란불'…퇴거불응 청주병원에 승소
이에 따라 시는 청주병원을 상대로 한 대화와 설득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는 병원 측의 추가 보상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자진 퇴거를 약속한다면 청주병원 측이 2020년 4월 시를 상대로 낸 보상금 증액(17억원) 소송을 받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6차 변론 기일은 다음 달 3일로 잡혀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이 재판 과정에서 자진 철거를 조건으로 추가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시의회는 17일 새 청사 건립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청주병원 이전 지원에 관한 특별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의회 내부에서는 특혜시비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