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치료제 개발업체 지아이셀이 자연살해(NK)세포 200L 배양에 성공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국내외 경쟁업체가 50L까지 배양한 적은 있으나 200L 배양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적은 없어 이번이 첫 사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아이셀은 2020년 50L 배양 공정을 확립한 후 200L로 배양 용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지아이셀이 이번에 대량으로 배양에 성공한 NK세포치료제는 건강한 공여자의 말초혈액 단핵구(PBMC)로부터 분리해 만들었다.

NK세포치료제의 장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off-the-shelf). 가령 상용화된 면역세포치료제인 CAR-T(키메릭 항원T세포)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이기 때문에 피를 채취한 환자 개인만 사용할 수 있다. 환자로부터 분리해 재빨리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CAR-T치료제는 배양 및 투여 비용이 수억원에 이를 만큼 비쌌다.

NK세포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사례는 없지만 미리 만들어 둘 수 있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CAR-T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도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아이셀은 NK세포를 먹이세포나 다른 면역세포의 도움 없이 보조 단백질만을 이용해 세포 탈진 없이 배양했다. 이른바 ‘NK익스펜더’ 플랫폼 공정 기술이다. 이전까지는 암세포에서 유래한 먹이세포(feeder cell)를 주거나 다른 면역세포와 함께 키우는 게 보통이었다.

지아이셀은 이 공정으로 만드는 NK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오는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아이셀 공정개발팀장인 고동우 이사는 “수많은 바이오리액터 공정 테스트 결과, 마침내 고활성의 NK 세포를 200L로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했다”며 “향후 추가 공정개발을 통해 공정의 완건성(Robustness)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아이셀이 생산한 NK세포치료제는 NK세포의 활성 마커인 CD16, NKp46을 높게 발현한다. 또한 세포독성물질인 그랜자임 B, 퍼포린도 높게 발현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아이셀 설립자인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의장은 "NK세포 대량배양에 성공함으로써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력 면역항암제인 GI-101과의 병용요법이 가시화됐다"며 "내년 상반기에 병용 임상이 시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