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러시아...경계 늦추지 않는 서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라브로프 외무장관, "훈련 종료후 일부 부채 철수...침공설은 정보테러"
경계 늦추지 않는 서방..."침공 당장이라도 가능"
독일 총리, 16일 푸틴과 회담...외교협상 지속
경계 늦추지 않는 서방..."침공 당장이라도 가능"
독일 총리, 16일 푸틴과 회담...외교협상 지속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실시하는 군사훈련은 계획대로 시작되고 끝날 것이라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훈련에 참가한 러시아군 일부 부대가 철수하기 시작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영토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은 계획된 대로 시작되고 진행되며 종료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연합훈련도 누군가가 이 문제에 대해 히스테리를 보이는 것과 관련 없이 일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서방의 보도는 '정보 테러'라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훈련을 위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부대들이 훈련을 끝내고 주둔 기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는 서방과 안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2019년 관련 조약이 파기된) 중거리핵미사일 문제도 서방 국가들과 기꺼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답변에 러시아가 보낼 재답변을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으며 조만간 미국과 나토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과 나토 측에 각각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미국과 나토는 지난 1월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재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을 맡고 있는 폴란드가 OSCE의 틀 내에서 유럽 안보 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흥미롭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러시아에 중요한 것은 미국과 나토와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외무장관을 지낸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많은 이들이 안도의 숨을 쉴 것"이라면서 "이 구상이 점진적으로 길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우 폴란드 장관은 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과의 대화가 양측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다고 믿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러시아에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여전히 매우 큰 상태로 당장이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의 표적은 수도 키예프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군대가 국경을 넘으면 키예프까지 빠르게 덮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과 관련,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에 주목한다면서도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징후'가 없다고 평가했다.
국무부는 또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서부지역으로 이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간스크주)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표면적으로 외교를 강조하는 러시아의 발표에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도 긴장완화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가 도발을 당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우리가 반격한다고 해도 놀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돈바스 등지에서 자국민이 피해를 보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위장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당국자가 대응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한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그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4일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외교를 위한 기회의 창이 남아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를 하고 평화적 사태 해결을 독려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6일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분수령을 맞은 상황에서 두 정상의 만남에 시선이 쏠린다.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 외교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데 이어 16일 러시아를 찾아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크렘린궁은 15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요구한 안전보장 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5일 "러시아는 서방과 안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2019년 관련 조약이 파기된) 중거리핵미사일 문제도 서방과 기꺼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또 푸틴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관련 현안 보고를 받으면서도 '서방과 협상을 계속하자'는 라브로프 장관의 제안에 '좋다'고 대답하는 모습을 국영방송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긴장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한가닥 희망'으로 읽힐 수 있는 소식이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훈련에 참가한 러시아군 일부 부대가 철수하기 시작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영토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은 계획된 대로 시작되고 진행되며 종료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연합훈련도 누군가가 이 문제에 대해 히스테리를 보이는 것과 관련 없이 일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서방의 보도는 '정보 테러'라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훈련을 위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부대들이 훈련을 끝내고 주둔 기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는 서방과 안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2019년 관련 조약이 파기된) 중거리핵미사일 문제도 서방 국가들과 기꺼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답변에 러시아가 보낼 재답변을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으며 조만간 미국과 나토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과 나토 측에 각각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미국과 나토는 지난 1월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재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을 맡고 있는 폴란드가 OSCE의 틀 내에서 유럽 안보 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흥미롭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러시아에 중요한 것은 미국과 나토와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외무장관을 지낸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많은 이들이 안도의 숨을 쉴 것"이라면서 "이 구상이 점진적으로 길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우 폴란드 장관은 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과의 대화가 양측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다고 믿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러시아에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여전히 매우 큰 상태로 당장이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의 표적은 수도 키예프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군대가 국경을 넘으면 키예프까지 빠르게 덮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과 관련,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에 주목한다면서도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징후'가 없다고 평가했다.
국무부는 또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서부지역으로 이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간스크주)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표면적으로 외교를 강조하는 러시아의 발표에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도 긴장완화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가 도발을 당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우리가 반격한다고 해도 놀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돈바스 등지에서 자국민이 피해를 보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위장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당국자가 대응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한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그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4일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외교를 위한 기회의 창이 남아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를 하고 평화적 사태 해결을 독려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6일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분수령을 맞은 상황에서 두 정상의 만남에 시선이 쏠린다.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 외교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데 이어 16일 러시아를 찾아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크렘린궁은 15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요구한 안전보장 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5일 "러시아는 서방과 안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2019년 관련 조약이 파기된) 중거리핵미사일 문제도 서방과 기꺼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또 푸틴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관련 현안 보고를 받으면서도 '서방과 협상을 계속하자'는 라브로프 장관의 제안에 '좋다'고 대답하는 모습을 국영방송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긴장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한가닥 희망'으로 읽힐 수 있는 소식이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