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날…단일화 거론안한 尹, "빨리 결심 밝혀달라" 압박하는 安
尹측 "여론조사 고려 안해" 安측 "더 왈가왈부 안해" 평행선
지지율 추이 따라 투표용지 인쇄일 넘길 가능성도
野단일화 소강 모드…25∼28일 투표용지 인쇄前 전격 담판?(종합)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논의도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분위기다.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인 가운데 현재로선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가 총리든 당 대표든 차기 대선 출마든 미래를 꿈꾼다면 윤 후보에게 양보하고 정치적 빚을 안기는 편이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가 먼저 스스로 사퇴하면 기꺼이 배려하겠다는 이른바 '선(先) 양보 후(後) 보상론'이다.

임승호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여론조사 경선 요구에 "윤 후보 지지율이 5배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하나도 안 거치고 한국시리즈 붙여달라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 도중 단일화에 대해 함구하고 선거운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취재진과의 현장 문답도 하지 않았다.

반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제안에 윤 후보가 답해야 한다"며 "경선 방식을 갖고 더 왈가왈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 경선이 안 후보의 '마지막 제안'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먼저 전화를 걸 일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이런 제안에 반응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안 후보가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두 후보가 유세 일정에 집중하는 가운데 참모들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이어가며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적 타협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 선대본부의 김경진 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것을 수용하면 협상할 여지가 있나'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제안에 대한 윤 후보의 직접적인 응답을 전제로 일대일 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는 전날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대해 답을 하면 거기에 따라 제가 또 판단할 것"이라며 윤 후보에 공을 돌린 상태다.

이날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후보를 향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재촉했다.

안동 신시장에서 '지금 경선해도 될 것 같은데 고집부리네'라는 한 상인의 발언에 "덩치는 큰데 겁은 많아가지고요"라며 윤 후보를 직격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아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먼저 위로 전화를 했고, 윤 후보는 3시간 뒤쯤 위로 전화를 했는데 단일화에 대해선 '단'자도 안 꺼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는 오는 28일이 단일화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거론되는 만큼 그 직전에 후보 간 담판이 시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21일과 25일 법정 토론이 예정돼 있다"며 "안 후보가 토론을 통해 존재감을 각인한 뒤 26∼27일에 막판 협상에 나서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지지율 추이에 따라 투표용지 인쇄일을 넘어 사전 투표일(3월 4∼5일)마저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3월 9일 투표하기 직전까지만 결론이 나더라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