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가 안 된 채 유령처럼 살아온 제주의 세 자매가 출생신고 절차 끝에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았다.

출생신고 안된 채 살아온 세 자매, 주민번호 받았다
제주시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로 살아온 24살·22살·15살 세 자매에 대한 출생신고가 이뤄져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됐고, 가족관계등록부 기재 작업도 이뤄졌다고 15일 밝혔다.

세 자매는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으며, 모두 A씨 친자로 확인됐다.

이후 법원이 최근 출생신고서를 발급하자 세 자매 모친이 거주지 주민센터를 찾아 출생신고를 했다.

이들 자매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사실은 친모 A씨가 지난해 12월 중순 제주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에 대한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당시 주민센터에 같이 갔던 딸들이 "우리도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A씨가 주민센터 측에 출생신고 방법을 문의했고, 이에 자매가 호적에 올라있지 않다는 사실을 주민센터 측이 인지했다.

이들 자매는 그동안 의무교육이나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이들 세 자매처럼 행정·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도민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오는 4월 15일까지 실시한다.

조사를 통해 출생 미신고, 단전·단수 등 위기 징후 가구, 아동 방임, 주거 취약가구 등을 발굴한다.

발굴된 위기 가구에는 가구별 맞춤형 행정·복지 지원을 한다.

실태조사 기간에 과태료 부과 대상자가 자진신고를 하는 경우 최대 4분의 3까지 과태료를 경감하고, 장기 출생 미신고자가 출생신고를 한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 비용과 법률 무료상담 서비스를 연계 지원한다.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행정·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는 도민 모두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원에서 소외되는 도민이 없도록 제도 개선 등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