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최저 年 2.99%…한도 6.3억
9억 이하 수도권 아파트 한정
인터넷銀 가세에 주담대 경쟁 치열
카뱅이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주담대는 기존 금융사 앱에서 널리 사용되는 ‘페이지 전환형’이 아니라 챗봇 기반 ‘대화형’으로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꾸몄다는 점이 특징이다. 챗봇의 안내에 따라 고객이 소득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건을 반영한 한도와 금리가 산출된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는 사진으로 찍어 제출하면 된다. 대출에 필요한 나머지 서류들은 카뱅이 유관기관을 통해 직접 확인한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필요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카뱅과 협약을 맺은 법무사가 잔금 지급일에 고객을 찾아가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대환대출(갈아타기)이나 전세금 반환, 생활안정자금 마련 목적의 대출은 100%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백희정 카뱅 주담대 서비스셀 팀장은 “신뢰감과 심리적 안정감 등 ‘대면의 가치’를 비대면으로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대화형 프로세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카뱅 주담대의 금리 구간은 지난 14일 변동금리 기준 연 2.99~3.54%다. 같은 날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3.71~5.21%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저금리가 0.72%포인트 낮다. 초기 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금리로 받아갈 때 연 3.60~3.93%의 금리가 적용된다. 상환방법은 원금 균등분할과 원리금 균등분할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고정금리형인 보금자리론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중도상환수수료는 100% 면제된다. 대출 이후 한 달 내 조기상환하는 고객 등으로 인해 카뱅의 ‘역마진’ 문제가 심화되지 않는 이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전략을 계속 연장해갈 예정이다.
다만 국민은행 시세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9억원 이하 아파트로만 대상이 한정된 것은 실수요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원을 웃돌았다. 서울에 있는 평균 가격의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카뱅 주담대를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빌라·오피스텔 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카뱅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주담대를 우선 공급할지 논의한 결과 일단 ‘서민 실수요자’를 타깃으로 정했다”며 “대상 주택과 지역 범위는 올해 두 차례 정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뱅이 주담대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2020년에 대환과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한 케이뱅크는 연내 아파트구입자금 대출도 선보일 계획이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카뱅의 모바일 주담대는 금융사들의 기술 개발과 혁신을 불러일으켜 금융산업 전반의 모바일 역량이 고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