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파운드리 4위 대만 UMC 자회사 등 영향…장기화 땐 반도체 품귀 심화
中 쑤저우 코로나에 반도체 업체들 가동 중단
반도체 산업 클러스트가 있는 중국 동부 연안 장쑤성 쑤저우(蘇州)시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새로 발견되면서 일부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인 중잉전자(中穎電子·SINO WEALTH)는 14일 밤 선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쑤저우산업단지에 있는 협력사인 허젠(和艦)반도체와 징룽(京隆)과학기술이 가동을 멈춤에 따라 자사 제품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만일 코로나19 탓에 두 업체의 조업 재개가 늦어지면 자사의 생산 및 경영에 중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잉전자는 전자제품이나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반도체 제품을 설계, 판매하는 팹리스 기업(설계 전문 반도체사)이다.

허젠반도체는 세계 4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인 대만 UMC의 중국 내 자회사다.

징룽과학기술은 제작된 반도체 제품을 테스트하는 후공정 업체다.

허젠반도체와 징룽과학기술이 가동을 중단한 것은 쑤저우시에서 최근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 일대 시민들의 이동이 크게 제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UMC는 성명을 내고 자회사인 허젠반도체 직원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진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조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면서 검사 결과가 나온 후 당국의 지침에 따라 전면 조업 재개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14일 쑤저우시에서는 7명의 코로나19 감염자 및 1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견됐다.

이들 다수가 쑤저우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확인되면서 여러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허젠반도체와 징룽과학기술도 가동을 잠정 중단한 것이다.

단 한 명의 지역사회 감염자도 용납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발견되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나오지 않을 때까지 해당 지역을 봉쇄한 채 직장·학교·상업 시설 가동을 중단하곤 한다.

허젠반도체는 한국에서는 지명도가 낮은 업체이지만 중국 파운드리 업계 4위 업체다.

쑤저우산업단지는 상하이를 포함한 창장삼각주 권역의 중요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중 한 곳이다.

MCU는 최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는 아니지만 차량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수요가 많이 늘어나면서 작년부터 공급 병목 현상이 심각한 부품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허젠반도체 등이 있는 쑤저우산업단지 일대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차량용 MCU 등 관련 반도체 제품 품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인구 1천300만명의 시안(西安)이 비교적 심각한 코로나19 확산 탓에 전면 봉쇄되면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운영에 일부 차질이 빚어져 세계 반도체 업계 수급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