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독선적 경영으로 연구 자율성 침해·연구환경 황폐화"
노조원 설문조사서 응답자 96.1% 연임 반대
원장 측 "폭넓은 소통 하라는 구성원들의 무거운 요구로 생각"
원자력연구원 노조 '원장 연임 반대'…16일 결의대회 연다(종합)
한국원자력연구원 노조가 '소통 부재·독선적 경영' 등을 이유로 현 박원석 원장 연임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16일 개최키로 하는 등 연임 저지에 나섰다.

15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 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완화된 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 연임 기준에 따라 기관 운영평가에서 '우수'를 받아도 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최상위 등급을 받아야만 연임이 가능했으나 한 단계 기준을 낮춘 것이다.

2019년 취임한 박 원장의 임기는 오는 3월 31일까지로, 최근 기관운영평가에서 '우수'를 받았다.

연임에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춘 셈이지만 노조가 연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원장 선출 절차를 진행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면 연임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16∼19일 노조원 1천1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한 640명(53.9%) 가운데 96.1%인 615명이 박 원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3년간 경영 평가 점수에 대해서는 70.3%(450명)가 최하인 D등급을, 20.8%(133명)가 C등급을 주는 등 부정 평가가 91%에 달했다.

긍정 평가는 S등급 2.2%(14명), A등급 1.3%(8명)에 불과했다.

원장의 '불통'을 지적하는 응답도 94.0%(602명)에 달했고, 51.7%(331명)는 현 원장 임기 동안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말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 등지에서 연임 반대 시위를 벌인 노조는 오는 16일 낮 12시 원자력연 정문 앞 주차장에서 '연임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 원장 재임 3년 동안 소통 부재, 독선적 경영으로 연구 자율성은 침해되고 연구 환경은 황폐해졌다"며 "원장은 연임을 신청하지 말고 연구원 경영을 정상으로 되돌린 뒤 잔여 임기를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원장 측은 "좀 더 폭넓은 소통을 하라는 구성원들의 무거운 요구로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 동안 미래 비전·변화상에 대한 내부 공감대 확보를 위해 직원·노조와 소통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방폐물 무단폐기·부실 관리, 전임 원장 중도 사퇴 등 기관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취임해 연구생산성과 조직경쟁력을 높이려고 혁신 노력을 기울였다"며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언제까지 연임 의사를 통보하라는 공문이 온 게 없고, 원장도 공식적으로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