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재추진…한진칼 "절차 따라 검토"
'한진칼 경영권 분쟁' KCGI, 또다시 주주제안…"주주가치 제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연합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에 또다시 주주제안을 하면서 제안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CGI는 한진칼에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이사의 자격 기준 강화, 서윤석 교수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KCGI는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실적이 개선됐으나 한진칼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자회사의 호실적이 지주사의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CGI는 2020년 주주총회에 이어 올해 주주총회에도 또다시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2020년 KCGI가 제안했던 김신배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서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KCGI는 2020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퇴진도 추진했지만 표 대결에서 밀렸다.

2020년 3월 주주총회 당시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28.78%로 조 회장 측 지분율인 40.39%보다 낮았다.

일각에서는 KCGI의 주주제안이 한진칼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2020년과는 상황이 다른 만큼 경영권 분쟁을 다시 시작했다기보다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CGI는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함에 따라 사실상 경영권 다툼에서 손을 뗐다.

KCGI는 작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고, 그해 4월 3자 연합도 해체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3자 연합 해체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한진칼 지분율은 18.87%, KCGI는 17.41%, 반도건설은 17.02%다.

결국 지분율 10.58%의 산은과 13.21%의 델타항공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주주제안이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