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시민 투자를 모집하고 있는 전북 군산 99㎿급 육상태양광발전소 2구역 전경.  한국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이 시민 투자를 모집하고 있는 전북 군산 99㎿급 육상태양광발전소 2구역 전경. 한국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발전 시설을 건설하며 지역 주민의 참여를 독려, 수익을 공유하는 발전 모델로 지역경제에 기여할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12월 전북 군산에 99㎿급 새만금 육상태양광발전소(2구역)를 준공했다. 새만금 육상태양광은 총사업비 1269억원 중 56%인 714억원을 지역주민이 직접 채권과 펀드 형식으로 투자하는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으로 진행됐다.

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군산육상태양광’이 설립됐고 최대 주주인 서부발전이 75.3%, 군산시민발전은 19.7%의 지분을 출자했다. 플랜트를 짓는 통합 설계·조달·시공(EPC)사인 군장종합건설과 성전건설도 각각 2.5%의 지분을 출자했다.

일반적으로 주민참여형 사업의 경우 지역주민의 투자가 10% 이내에 그치지만 새만금 육상태양광 사업은 주민참여율이 56%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게 서부발전 측 설명이다. 서부발전이 태양광발전 예정 지역의 인근 주민들이 시설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기 위해 주민참여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이 그 이유다. 서부발전은 주민의 투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펀드 모델도 개발했다.

56%의 지역주민 투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4%에 해당하는 50억7000만원은 에너지관리공단 정책자금(45억6000만원)과 발전소 1㎞ 이내 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들의 직접 투자(5억1000만원)를 통해 확보했다. 나머지 52%에 해당하는 664억원은 군산 시민을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펀드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시민펀드는 투자금 보호를 위해 서부발전이 발전 시간을 보증하고, 군산시민을 선순위 채권투자자로 설정해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펀드 참여비율이 높은 만큼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크다. 현재 시중 1~3% 적금 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7% 수익률로 매년 2회의 이익배분을 통해 연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5년 만기 후 재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로도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새만금 육상태양광발전소에서는 연간 약 13만㎿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에 따른 발전수익은 매년 1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펀드에 투자한 시민들에게는 투자금액의 세전 7%의 발전수익금이 배분된다.

또 새만금육상태양광 2구역 사업은 시민참여펀드 외에도 △지역기업 100% 참여 △지역기자재 71% 사용 △지역인력 100% 채용 등 다양한 지역상생 방안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EPC 대표사인 군장종합건설과 성전건설을 포함해 전기, 건축, 토목 등 컨소시엄에 참가한 시공업체 전부 전북지역 업체다. 모듈(51%)과 인버터(100%), 상·하부 구조물(100%), 기타 자재(100%)도 모두 지역 기자재를 사용했다.

주민주도형 사업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신재생발전사업의 지역수용성과 민원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이 확대되고 있지만, 지역 주민의 건설 반대 목소리가 높아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번 사업은 주민들이 수동적인 보상에서 벗어나 안정적 투자를 할 기회를 제공받고,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사업의 주체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지역과 발전소가 ‘윈-윈(Win-Win)’하는 대표적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2월 말 시행할 펀드 모집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내 최대 규모의 주민참여형 신재생발전사업이 순조롭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인근 새만금 농생명용지 태양광발전사업(73㎿)도 지역상생협의체를 운영해 잡음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2001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분사해 설립된 발전 전문 공기업이다. 서부발전은 태안발전본부를 비롯해 평택, 서인천, 군산 등 4개 발전단지에 1만1365.5㎿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총 발전설비 용량의 약 8.8%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