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건물서 마스크 벗고 윷놀이까지…CJ대한통운 "법과 원칙 지켜지길"
본사 건물서 마스크 벗고 윷놀이까지…CJ대한통운 "법과 원칙 지켜지길"
CJ대한통운 노사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자영업자인 택배기사들이 노조를 결성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민주노총을 등에 업은 일부 기사들이 ‘생활 택배’ 수요 폭증의 과실을 나누고, 노동 강도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택배기사 VS 재벌’이란 대립 구도를 만들어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노동운동의 전형적인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급기야 최근엔 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노조가 본사 난입을 시도한 날의 CJ대한통운 1층 로비는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노조가 보안요원의 저지를 뚫고 막 로비에 들어서던 때가 CJ대한통운 직원들의 점심 시간과 겹치면서 예상밖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해당 건물은 CJ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대한통운의 본사로 사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적고 공간이 협소해 대부분의 직원이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는데, 이때 노조와 맞닥뜨린 것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직원들 중 다친 이들이 많아 피해액이 약 10억원에 달한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해 본사 건물을 폐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CJ대한통운의 사내 게시판엔 “강력 대응하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와 타협하면 퇴사하겠다”는 말이 블라인드에 올라올 정도다.

다음은 CJ대한통운이 13일 발표한 성명서다. 전문을 그대로 옮긴다.

“지금 CJ대한통운 본사는 법치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기 힘든 수준의 폭력과 불법이 자행되는 현장으로 전락했습니다. 택배노조는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때에만 평화를 가장하고 있지만, 언론이 떠난 후에는 보안인력들 조차 위협적이라고 느낄 정도의 폭언과 협박, 위협을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택배노조는 현재 1층 로비의 유리문을 부수고, 경찰의 제지에도 무시하고 셔터를 강제로 개장해 노조원들이 자기 안방 드나들 듯 마음대로 오고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불러들여 ‘불법점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도 저지르고 있습니다. 본사 내부에서 마음대로 담배를 피다 이를 제지하는 보안인력과 경찰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심지어 13일에는 일부 점거자들이 마스크를 벗거나, 코스크를 한 상태에서 집단적으로 윷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불법 점거자에 대한 퇴거 요구도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본사 건물의 코로나19 방역체계는 이미 붕괴되어 언제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법률과 코로나 방역체계를 대놓고 무시하며 깔깔대며 떠드는 집단폭력의 가해자들을 보며 참담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택배노조는 이미 공개된 영상을 통해 드러났듯이 지난 10일 군사작전을 하듯 조직적인 점거계획을 마련하고,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수백 명의 폭력집단을 대동해 본사 로비와 3층 사무실을 점령했습니다. 이들이 자행한 집단폭력에 평화로운 점심시간을 즐기려던 회사원 3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으며, 지금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폭력점거 과정에서 택배노조는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미리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들을 폭행하거나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난입 과정에서 폭력에 노출되고, 무자비한 집단폭력을 목격한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여성 직원도 상당수에 이릅니다. 본사가 폐쇄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들이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회사는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과 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다시한번 정부에 요청 드립니다. 폭력과 불법은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불법을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촉구 드립니다. 오미크론 변이로 국민적 불안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수칙 준수여부에 대한 보건당국의 점검도 필요합니다.

회사는 국민 여러분께 여러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신속하면서도 법과 원칙에 기반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