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은 결혼이라는 번거로운 격식과 무거운 책임감이 겁이 나 달콤한 사랑만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과 늘 가까이 호흡하고 싶어지고 구속력을 가지길 원하여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내 남자친구의 결혼식(My best friend's friend), 1997>에서 오랜 시간 편한 남친으로 지냈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여인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고 미친 듯 달려들지만 사랑의 화살은 이미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청춘들이여, 어떤 명품보다 소중한 유일한 연인을 방치하면 영원히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돈키호테처럼 용기를 내어 사랑한다고 외쳐라! <영화 줄거리 요약>
뉴욕에서 잘나가는 음식비평가 줄리안(줄리아 로버츠 분)은 어느 날, 9년 동안이나 편하게 사귄 스포츠 기자로 있는 남친 마이클(더못 멀로니 분)으로부터 며칠 후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한다. 결혼을 못하게 하기 위해 시카고로 날아간 줄리안은 자신의 편집장이자 게이인 남사친 조지(루퍼트 에버렛 분)까지 동원하여 갖가지 훼방 전략을 구사하지만 마이클과 약혼녀 키미(캐머런 디아즈 분)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의 에너지를 역전 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마이클의 결혼 소식에 줄리안의 반응은?
무려 9년간이나 서로 편한 친구로 지냈고 서로 서른이 되어도 짝이 없으면 결혼하자고 약속한 인생 친구이기도 한 마이클이 4일 후 결혼한다고 하자 그동안 줄리안은 누군가에게 속한다는게 불편하여 결혼을 미뤄왔지만 마이클의 결혼 소식에 자기가 진짜 원했던 남자가 바로 마이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B. 줄리안의 마이클 결혼 훼방 작전은?
@줄리안은 약혼녀 키미가 음치라는 사실을 알고는 일부러 마이클과 함께 호텔 가라오케 바를 데려가서 키미에게 노래를 시켜 망신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색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처절한 노래에서 나오는 귀여움과 애쓰는 모습을 본 관중들은 물론 마이클까지 감동하게 된다.
@키미에게, 방송국 사장이며 야구팀 구단주인 아버지를 통해 마이클의 취직자리를 부탁해 보라고 부추기자 이를 알고 자존심이 크게 상한 마이클은 불같이 화를 낸다. 그러자 키미는 눈물로 용서를 구하면서 두 사람은 전보다 더 뜨겁게 사랑하는 계기가 된다.
@질투 유발 작전을 펴기 위해 자신의 편집장이며 친구인 조지까지 뉴욕에서 불러 마치 자신의 약혼자인 것처럼 가장하지만 마이클은 살짝 아쉬워하지만 쿨하게 축하해 주면서 질투 유발작전은 실패로 끝난다.
C. 키미가 눈물을 흘리며 달아난 이유는?
줄리안이 결혼식 당일 마이클에게 "정말 말 안 되는 소리인지 알지만, 날 선택해, 나랑 결혼해, 내가 널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고백하며 마이클에게 키스하자, 이를 본 키미는 실망하여 야구장 화장실로 도망간다. 따라간 줄리안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를 뺏으려고 했어, 근데 실패했어,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널 사랑해, 그러니까 어서 가서 꿈속의 남자와 결혼해"라며 진심으로 사과하자 키미는 받아들이고 결혼식은 무사히 거행된다.
D 줄리안의 남사친 조지의 충고는?
마이클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줄리안을 측은하게 생각하며 도와주던 조지는
@"줄리안, 그 사람 진짜 사랑해? 아님 그냥 뺏기기 싫은 거야?"라며 마이클을 진정 사랑한다면 마지막 용기를 내서 솔직히 고백하라고 충고해 준다.
@키미가 줄리안과 마이클의 키스 장면을 보고 실망하여 달아나던 상황에서 줄리안이 조지에게 전화하여 도움을 청하자 "마이클은 키미를 선택한 거야. 인정해. 결혼식이 오후 6시로 시간이 얼마 없으니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라며 현실 직시를 조언한다.
E. 결혼식 후 줄리안이 얻는 교훈은?
사랑하는 남자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석해 그들의 빛나는 모습과 떠나는 모습까지 함께한 후 실의에 빠진 줄리안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조지는 뉴욕에서 다시 날아와 피로연 테이블에 앉아 있던 줄리안에게 전화해 "당신은 내가 분명 게이란 걸 알고 있어, 서로 결혼도 못 하겠지만, 아마 섹스도 안 하겠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춤을 멈춰 선 안돼"라며 살다가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이란 춤을 멈춰 서는 안된다고 격려와 희망을 전한다. 그렇다 줄리안은 언젠가 다시 좋은 남자를 만날 것이고 그때는 다시는 망설이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지 않을 것이고 결국 행복한 사랑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복잡한 계산을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 소중한 사랑이 떠나가는 순간을 보면서 사랑은 마음이 가는 대로 손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선택의 순간에 가서야 울고불고 매달리는 신뢰 잃은 정치인들의 행태에 국민들이 돌아서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지금 곁에서 자신을 아껴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어떤 명품이나 큰 아파트보다 소중하고 영원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 순간 사랑한다고 크게 소리쳐라, 아니면 그 순간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니까"라는 영화 속 대사를 실천해 보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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