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노담(노담배)이었으면 좋겠어"라는 캠페인을 말하면서 "금연은 가만히만 있어도 성공하는 가장 쉬운 도전이라 'X꿀' 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이말년은 금년 23일 차를 맞아 담배 월드컵을 콘텐츠로 영상을 올리는 등 일종의 금단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들이 이말년 처럼 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한다. 흡연자의 70%가량이 담배를 끊기를 바라지만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금단현상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연에만 성공하면 우리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폐 기능, 맥박, 혈압 등이 정상화되고 숨도 잘 쉬어지고 얼굴색도 변한다. 폐암 등 암 발생률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크게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연이 쉽지 않은 것은 니코틴 때문이다. 유튜브 뇌부자들의 '정신과 의사의 금연 성공기'에서 윤희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저도 다섯 번 도전해서 네 번 실패했다. 제일 큰 게 니코틴의 의존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전문의는 "니코틴은 코카인, 헤로인 다음으로 의존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금단 증상도 심하다. 불면, 불안, 초조, 짜증 등이 심한데 흡연을 중단하면 진짜 많은 생각이 든다. 도대체 내가 왜 담배를 끊자고 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실패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연하는 중 담배를 피우는 꿈까지 꿨다고 했다. 그는 "'진짜 담배 피웠나?'란 생각이 들어서 재킷이나 가방을 뒤져본 적도 있다. 꿈에서 나올 만큼 정말 많이 생각난다. 하루에 몇십 번씩 생각이 날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윤 전문의는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동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자신의 건강이 첫 번째 동기가 되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본격적인 결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담배 연기를 직접 맡지 않고도 몸이나 옷, 카펫, 커튼 등에 묻은 담배 유해물질을 통해 흡연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3차 흡연이라고 한다. 윤 전문의는 "직접 연기를 내뿜지 않았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옷 속, 몸속에 묻어있던 니코틴, 타르 등 여러 가지 발암물질들이 공기 중으로 노출된다고 한다. 아무리 같이 있는 공간에서 담배를 안 피운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옆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더라. 그걸 알게 된 후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을 위해 끊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금연 결심했다면…나에게 맞는 금연방법 찾기
동기를 설정했다면 이젠 자신에게 맞는 금연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금연 길라잡이에 따르면 약물요법, 니코틴 대체 요법, 감연법·단연법 등이 있다.약물요법은 약을 통해 담배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니코틴 의존을 치료하기 위한 단기간의 보조요법이다. 금연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로는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 있으며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금연이란 한 개비, 한 모금도 피우지 않는 단연법을 말하지만, 흡연량이 많고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경우 흡연량이나 체내에 흡수되는 니코틴양을 서서히 줄여가는 감연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단연법을 사용했을 때 금단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에 주로 사용하게 되며 감연법을 통한 흡연량의 감소는 장기 추적조사 결과에 의하면 금연에 이르는 비율을 약 1.7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연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주로 단연법을, 상대적으로 금연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 감연법을 선택하게 되며, 실제 감연법이 금연에는 이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보고도 있다.
니코틴 대체 요법은 담배의 다른 유해 화학성분들을 배제하고 패치, 껌, 사탕 등의 형태로 니코틴을 공급하는 금연 보조요법을 말한다. 니코틴 성분이 포함된 일반의약품은 니코틴을 담배보다 천천히 뇌에 전달해 니코틴에 대한 욕구를 줄여 흡연량을 떨어뜨리거나 금단증상을 완화한다.
구강 용해 필름, 껌, 트로키(사탕)제는 입안의 점막으로 니코틴이 흡수되므로 삼키지 말아야 한다. 또 니코틴 흡수를 방해하는 커피, 주스, 청량음료 등과 함께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복용량은 흡연량에 따라 정하되 하루 최대 복용량은 넘지 말아야 한다. 구강 용해 필름과 껌은 하루 15개, 트로키는 25정이 최대치다.
니코틴 패치제는 니코틴의 체내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1일 1회 1매를 엉덩이, 팔 안쪽 등에 부착하고, 피부 자극을 피하려면 매일 부위를 바꿔서 붙여야 한다.
니코틴을 포함한 금연 보조 의약품은 7주에서 12주 동안 사용하며, 치료 기간 단계적으로 복용량을 줄이고 니코틴 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 시작 후 6개월이 지나도 금연이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