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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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근막염 환자는 2010년 8만9000여 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7만6000여 명까지 늘었다. 코로나 19로 야외활동이 줄어든 탓에 2020년에는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25만 명으로 많은 수준이다.

족저근막염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보다 늘어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염려' 때문이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등산이나 조깅, 혹은 배드민턴 같은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따라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운동 대부분이 발을 사용하다 보니 대표적인 족부질환인 '족저근막염'도 따라서 많아지게 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족저근막염과 같은 족부질환은 주로 중년에게서 나타난다. 이미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손상이 간다. 뼈보다는 인대나 근막 등이 더 쉽게 다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족저근막염을 그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생긴 통증' 쯤으로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는 운동의 훈장 같은 근육통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을 해서 생기는 근육통과 족저근막염의 통증은 엄연히 다르다. 연세건우병원 최홍준 원장(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은 "족저근막염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타나는 심한 통증이 있거나,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과 통증이 나타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라며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늦은 오후에 통증이 다시 심해지기도 한다. 사람별로 개인차가 있지만, 발꿈치 또는 발꿈치의 옆쪽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도 지난 2015년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뛰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단기간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굽 높은 신발이나 여름철 샌들을 장시간 신고 다녀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는 경우도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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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안쪽 부위의 통증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져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면 염증이 만성화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오랫동안 서 있거나 많이 걷는 등 발뒤꿈치에 과한 압력이 가해졌거나 과체중 중년이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평발이 심한 경우, 발뒤꿈치가 바깥쪽으로 많이 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신발 등으로 발의 피로도가 쌓인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비만, 발의 변형,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꿈치 또는 발꿈치의 옆쪽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가 내 병명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 원장은 "초기에 발견한다면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상태가 심각하면 수술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이어 “퇴행성 변화로 인한 족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발 근육이나 발목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다양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매일 하는 게 좋다”면서 “엄지발가락을 위아래로 올렸다가 내리는 운동 같은 경우에는 책상에 앉아 업무 중이나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할 수 있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으로 집어 들어 올리는 동작도 좋다. 익숙해지면 수건 위에 무거운 물건을 놓고 발가락으로 집어 올려서 강도를 높여가는 게 필요하다. 계단에 발을 반쯤 걸친 후, 발바닥과 장딴지 당김이 느껴질 때까지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리는 스트레칭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