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에서 수애는 성진가의 혼외자인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품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재희(수애 분)로 분해 매회 잊히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먼저, 수애는 첫 등장부터 압도적인 분위기와 고급스러움으로 단번에 시각적인 설득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인물이 갖고 있는 서사를 켜켜이 담아내는 감정선을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묵직하게 이어가며 완벽한 캐릭터화를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몰아치는 전개 안에서 장면을 집어삼키는 듯한 눈빛과 극 흐름 완전히 뒤엎는 미묘한 표정 변화는 소름을 유발한 것은 물론 눈 뗄 수 없는 몰입감까지 선사했다. 특히 끓어오르는 감정을 애써 감추고 차가운 면면을 드러내는 재희를 통해 수애의 끊임없는 캐릭터 연구의 결과임을 짐작게 했다.
그런가 하면, 대척점의 한숙(김미숙 분)부터 애증의 준혁(김강우 분), 그리고 어딘가 닮아 있는 이설(이이담 분)까지 성진가로 얽혀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다양한 관계 안에서 수애가 담아내는 복잡다단한 케미스트리는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안겼다.
수애는 대체불가한 분위기와 함께 긴 호흡으로 끌고 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단단하게 집약된 연기 저력을 또 한 번 확인시켰다. 더욱이 공기의 흐름까지 쥐락펴락하는 열연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수애는 존재만으로 깊게 배어 나오는 아우라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더불어 더욱 깊어지고 짙어진 카리스마는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