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부상, 주북 러대사 면담…"전략적 협조 더욱 강화"
전날 주러시아 北대사도 모르굴로프 러 외무차관 만나
북, 중국 이어 러시아와도 교역재개 징후…잇단 고위급 접촉(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래 폐쇄한 국경을 일부 개방한 북한이 러시아와도 잇단 고위급 접촉에 나서면서 대러 교역 재개 움직임을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임천일 부상이 지난 7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만나 면담했다고 9일 밝혔다.

외무성은 "쌍방은 조러(북러)관계 문제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정세 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두 나라 사이 전략적 협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외무성은 전날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난 소식도 전하고, 두 사람이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과 양국의 전략적 협조 강화를 약속했다며 비슷한 취지로 설명했다.

외무성은 이외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 같은 양국 외교 당국자들의 만남은 최근 밀착을 강화하는 북러 관계 및 북한의 국경 일부 개방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신 대사가 최근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과 만나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적 유대와 교역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논의한 사실이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지난 8일 안보리 회의에서 서방 국가들의 대북 제재 때문에 인도주의 지원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며 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는 등 북한 편을 들고 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지난달 자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북한의 무조건적인 일방적 무장 해제에 관한 협상을 원한다면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 글에서 모르굴로프 차관의 해당 발언을 소개하며 "미국은 말로만 외교와 대화에 대해 떠들지 말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북중 교역 최대 거점인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 간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 약 1년 반 만에 철도로 외부 물자를 들여온 바 있다.

북러 접경지대에서는 지난해 봄 화물 철도역 개량과 창고 신축 등 대러 교역 재개도 준비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이던 1948년 10월 12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 지난해 수교 73주년을 맞았다.

양국 관계는 1990년 한러 수교로 급랭했다가 2000년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방북 이후 점차 회복됐고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는 등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