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무공천·복당 불가에 예비후보들 엇갈린 행보
민주당은 전략공천 '승부수'…국민의당은 내부경쟁 달아올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닷새 앞둔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전략공천·불출마·탈당…요동치는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9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보궐 출마를 선언했다.

도 전 청장은 "중앙당의 내리꽂기식 공천이라는 거대한 대못이 뽑혔기에 이번 보궐선거에 진검승부를 걸어보기로 했다"며 "지역을 알고 중앙에서도 당당하게 겨룰 능력을 갖춘 젊고 패기 있는 경제통, 지역 정치인, 한번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도 청년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며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섰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사퇴한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인 중·남구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들어 무공천을 천명하며 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행보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채비를 하던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전날 "무소속으로 출마해 침체한 지역 발전에 헌신하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무소속 출마보다는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당의 대의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배영식 전 국회의원(18대),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손영준 대구시당 중·남구 청년지회장, 박성민 중앙선대위 청년보좌역 등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다른 이들도 "당의 뜻을 존중한다"며 탈당과 출마를 접었다.

선거를 완주하겠다고 밝힌 도태우 변호사, 임병헌 전 남구청장, 박정조 대한 미용사회 대구시 중구지회장은 아직 탈당하지 않았으나 고민은 깊어 보인다.

중·남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다.

이 탓에 무공천 방침 직후,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무더기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예상됐지만, 권영세 공천관리위원장이 "재·보궐 선거에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은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기류가 급변했다.

한 주요 당직자는 "무공천은 오는 3월 9일 함께 치러지는 대선에 집중하자는 뜻"이라고 했으며 다른 당직자도 "당의 뜻을 거스르며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예비후보들의 잇따른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전략공천·불출마·탈당…요동치는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국민의힘의 복잡한 속내와 달리 여당은 승리를 향한 고삐를 다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대구 출신의 백수범 변호사를 중·남구에 전략적으로 공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백 변호사는 출마를 알리는 글에서 "이번 중·남구 보궐선거의 성격은 명확하다.

5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곽상도 전 의원과 그를 공천한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초 인물난을 겪었다.

중·남구가 사실상 국민의힘 텃밭이기에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으나 무공천이 확정되며 보수성향 후보들의 난립이 예상되자 지지율 분산에 따른 무혈입성을 노린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약 3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어 민주당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대구시당의 한 주요 당직자는 "백수범 후보의 경우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백수범이라는 젊은 후보를 내세워 미래를 상징하는데 국민의힘 후보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고 하는 내로남불 후보를 대구 정치 일번지인 중·남구 주민들이 허용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전략공천·불출마·탈당…요동치는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교차하는 거대양당 입장 속에 국민의당은 내부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정용 중앙선대위 대구·경북 수석부위원장과 권영현 중앙선대위 대변인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에서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도 출마에 가세했다.

아직 후보자 신청을 받는 국민의당은 경선과 전략공천 중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무소속 출마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때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미래통합당을 탈당한 주성영 전 의원은 이날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2년 전 학살 공천으로 탈당하고 지금까지 지조를 지키며 입당하지 않았다"며 "무소속 후보로 당이 무공천 결정을 함에 따라서 중남구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세운 뒤 복당해서 3선의 힘 있는 국회의원으로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중남구를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