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O2O카드 등 신용·체크카드 18종 발급 중단
신한카드가 오는 15일부터 오투오(O2O) 카드 등 신용·체크카드 18종의 신규발급과 이미 단종 처리된 31종 카드의 재연장을 중단하다. 최근 발급량이 저조한 상품들을 구조조정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잇달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이익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카드를 단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투오 카드 등 신용카드 6종과 빅플러스 애경 카드 등 체크카드 12종이 신한카드의 이번 신규발급 중단 상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출시된 오투오 카드는 실물카드 없이 신한플레이와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에 등록해 사용하는 모바일 전용 카드다. 오프라인 이용시 결제금액의 최대 5%를, 온라인 이용시 최대 3%를 할인해 주는 등 플라스틱 카드 제조·배송 비용을 아껴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카드사가 상품 단종을 결정할 때 신규발급만 막고 기존 회원에 대해선 재연장을 열어두는 경우도 있다. 신한카드는 이번에 이미 신규발급을 중단했던 나노에프(nano f) 카드 등 31종 상품에 대해서 유효기간 연장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패션피플’을 위한 상품인 나노에프 카드는 서울 명동과 가로수길, 부산 해운대 등 전국 30개 거리 중 한 곳의 패션·요식업종 이용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발급 중단 상품들은 대부분 실질 카드수가 1000장 미만이거나 출시 10년이 넘은 소규모 제휴 상품들”이라며 “정기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이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령 오투오 카드의 경우도 최근 발급량이 미미하고 대체상품인 예이(YaY) 카드가 최근 출시돼 경쟁력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작년 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돼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된 것과 신한카드의 이번 결정이 무관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라면 발급량이 적은 카드라도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에서라도 두려고 했을 것”이라며 “수수료 인하 때문에 카드사가 ‘혜자카드’를 단종하고 부가 혜택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들어 ‘해피포인트 플래티늄 S카드’ 등 상품 발급을 중단했다. NH농협카드의 ‘레이디 다솜카드’, ‘NH올원카드’ 등도 올해 사라졌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말 결제금액 중 1000원 미만 잔돈을 무제한으로 적립해 줘 소비자 사이 ‘알짜카드’로 입소문을 탄 ‘더모아’ 카드의 신규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