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기극복 총사령관' 자처…코로나 민생능력 부각(종합)

"2년간 코로나 손실 다 보전하겠다"…부동층 집중 공략·외연 확장
거듭되는 부인 논란에는 촉각…송영길 "이재명이 확실히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8일 방역과 민생 이슈를 동시에 공략하며 '위기 극복 리더십'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맞춘 방역체계의 전환과 대대적인 지원을 포함한 '통합형 회복플랜' 개념을 제시하고,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강서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전국 자영업자·소상공인단체 대표단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영업제한의 완화를 포함한 방역 방침의 전환,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지원 등이 포함된 '대규모 통합형 회복플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3차 접종자에 대한 영업시간 완화와 코로나 검진 예약시스템 등 방역시스템을 스마트하고 유연하게 바꾸고,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북미·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대대적 지원과 소득 보전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만기유예, 정신건강까지 아우르는 '소셜케어' 등의 구상도 담겼다.

이 후보는 시장 즉석연설에서는 "대통령이 되면 이미 2년간 발생한 손실과 피해를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아니면 긴급재정명령을 행사해서라도 50조원을 확보해 다 보전하겠다"며 "위기극복의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내 코로나19 위기대응특위의 오미크론 대응 긴급점검회의에서도 스마트한 방역을 주문하며 오미크론 유행이 끝난 이후에는 일상 속 독감처럼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시행한 마스크 착용 행정명령, 신천지에 대한 전수조사 및 시설폐쇄 명령 등을 거론하며 "전국의 방역을 선도했다.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이 되겠다는 각오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위 회의에 앞서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 앞 농성장을 찾아 "재정건전성보다 민생 안정이 먼저"라며 추경안 대폭 증액에 난색을 표하는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한손 방역, 한손 민생'이라는 슬로건으로 그간 이 후보가 발표한 방역·민생 관련 메시지와 정책공약을 풀패키지화했다"고 이날 일정을 설명했다.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증액 논의가 본격화하는 것을 계기로 대규모 지원과 방역규제 완화 정책을 부각하며 자영업자 표심 호소에 나선 것이다.

특히 경기지사로서 과거 선보였던 행정 능력과 현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함께 강조함으로써 방역·민생 위기를 안정시킬 유능한 적임자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도 확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이틀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전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한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번 주는 부동층에 대한 집중 공략주간"이라며 "봉하마을 참배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 지지를 주저하는 부동층을 잡으려 했다면, 김종인 전 위원장을 비롯한 합리적 보수 지도자들을 만난 것은 순수 부동층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방위 중도 확장 행보는 민심의 분수령인 설 연휴를 지나고도 박빙 열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의혹에서 시작된 각종 논란이 지지율 상승세를 꺾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 보도가 끊이지 않으며 이슈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이 특히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씨가 다시 한번 의혹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 이슈를 끌어안고 가기보다는, 과감하게 매듭을 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의혹 보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과의 효과는 보지 못한 채 논란만 키울 것이라는 반론도 크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비가 올 때는 맞는 수밖에 없다"며 "비 오는데 이리저리 뛰어다녀 봐야 비는 똑같이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김씨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 상황이 열세라고는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송영길 대표는 통화에서 "과거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것으로 예측한 것이 구글 데이터인데, 지금 이 후보가 구글 데이터에서 확실히 앞선다"며 "현장 분위기를 보면, 우리가 좀 더 가면 압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는 12∼13일 주말 일정으로는 충청권과 제주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해 12월 방문하려 했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미뤘던 곳이다.

충청권 방문도 새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오랫동안 들르지 못한 곳들을 찾아 최대한 지지세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